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2500억원)를 추가로 투자받았다. 손 회장은 2015년 6월 쿠팡에 10억 달러를 투자한 후 3년 5개월 만에 2배나 되는 돈을 추가 투자한 셈이다. 해당 투자금은 국내 인터넷 기업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1일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며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쿠팡은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김범석 대표(40)가 2010년 세운 창업 9년차 벤처기업이다. 처음엔 인터넷상에서 사람들을 모아 공동 구매를 하면 할인해주는 소셜커머스 업체로 시작했고, 지금은 종합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연합뉴스]

김범석 대표는 “쿠팡은 그동안 고객의 삶을 획기적으로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 혁신을 위해 쉬지 않고 달려왔다”며 “우리는 소프트뱅크의 지원에 힘입어 의미 있는 정보와 물류, 결제 방식 등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물류 인프라 확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쿠팡에 따르면 올해 쿠팡 매출은 2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쿠팡은 1억2000만 종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중 400만 종은 로켓배송을 통해 주문 다음 날 바로 받아볼 수 있다. 쿠팡은 그동안 자체 결제 서비스인 로켓페이와 신선식품 전문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 배송인력의 근무시간이 자유로운 쿠팡플렉스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쿠팡이 로켓배송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한 외형 확대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적자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56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016~2017년 2년간 누적손실액이 1조1000억원에 달했다. 일각에서 “쿠팡이 무리하게 몸집을 부풀린 탓에 소프트뱅크의 지난번 투자금은 이미 다 날아갔다”는 지적을 받은 이유는 이 때문이다.

업계는 쿠팡이 이번 추가 투자 유치를 통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함으로써 보다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로 신규 사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한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에 시달리던 쿠팡이 이번 소프트뱅크의 투자로 인해 당분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며 “손 회장이 쿠팡의 성장 속도와 그 규모에 주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