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의지가 도무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과의 싸움 강도를 더욱 높이는 가운데 전선을 멕시코로 넓히기까지 했다. 미국 경기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 확전이 미국 경제에도 해로울 것이란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을 기해 또 한 단계 강도를 높였다. 미국이 지난달 10일 공언한 이후 이달부터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에 고율 관세를 매기기 시작하자 중국도 그에 맞대응했다. 같은 날부터 미국산 제품 600억 달러어치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보도를 통해 고율관세 부과 개시를 알렸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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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나라 간 싸움은 관세 부과에 그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를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작전을 펼치고 있고, 나머지 3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도 고율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르고 있다.

중국도 맞대응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데 이어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두 수입 중단 등의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경제적 손실을 입힘으로써 정치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농업지역과 러스트벨트(퇴락한 산업지구)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정치적 기반이라는 점이 그 같은 조치의 배경일 것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선을 넓히며 멕시코와도 동시전쟁을 펼쳐나갈 태세를 갖추기 시작했다. 불법 이민 문제를 거론하며 오는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가 그래도 해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관세율을 점차 높여나가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멕시코와도 관세 전쟁이 벌어질 기미가 나타나자 그러지 않아도 둔화 조짐을 보이는 미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는 자동차와 에너지 등 주요 분야에서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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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끈은 남아 있다. 미·중 갈등은 이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를 계기로 완화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양국 정상이 이 행사를 계기로 별도 회담을 갖고 타개책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와의 갈등은 멕시코가 맞대응보다는 미국 달래기에 주력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대화로 풀릴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정책 변화 여부다. 연준의 움직임과 관련해 당장 주목받는 것은 4일 연준 콘퍼런스에서 행해질 제롬 파월 의장의 연설과 6일 발간될 ‘베이지북’의 내용이다. ‘베이지북’은 연준의 경기동향보고서를 지칭한다.

시장 일각에서는 연준이 오는 9월과 12월 연이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금융그룹 바클레이즈의 경우 연준이 오는 9월에 정책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내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예상 지수는 NH투자증권 1980~2080, 한국투자증권 2000~2080, 케이프투자증권 2000~210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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