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다소 회복될 계기를 찾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 모임인 OPEC플러스가 지난 12일 970만 배럴 원유 감산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일일 감산량을 산정하는 기준 시점은 2018년 12월이며 감산 기간은 오는 5, 6월 두 달간이다.

이 같은 내용의 감산 합의 보도가 나오자 국제유가는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산유국들 간 의견 조율에 나섰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에서만 에너지 분야 일자리 수십만 개가 유지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자신의 공을 과시하기 위해 감산 합의 효과가 적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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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는 멕시코가 자국에 할당된 감산분 40만 배럴이 너무 많다고 반발하자 기타 산유국들이 그 주장을 수용함으로써 이뤄졌다. 산유국들은 결국 멕시코의 ‘10만 배럴 감산 수용’ 의사를 수용하면서 당초보다 30만 배럴 적은 970만 배럴 감산에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합의 내용이 시장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일반적 반응이다. 이 정도로는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두드러지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은 탓이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우한 폐렴(코로나19) 사태에서 비롯된 경기 침체로 원유 사용량이 크게 줄어든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까닭에 13일 현재까지 산유량 감소가 증시에 미치는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은 듯한 흐름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지만 이 역시 이번 주 증시에 큰 호재는 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및 유럽에서 감염자 및 사망자의 증감 추이가 완만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소재는 지난주 증시에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확진자 및 사망자 증감 추세 상 획기적 진전이 없는 한 이번 주 증시에서 감염병 소재가 호재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의미다.

이보다는 이번 주 중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각종 경제관련 지표가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중 가장 먼저 눈길을 끌 만한 소재는 14일(이하 한국시간) 나올 중국의 3월 수출·입 동향이다. 여기에 더해 17일 발표될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더 큰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의 경제가 감염병 사태의 영향을 얼마나 받았는지가 이들 지표를 통해 웬만큼 확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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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감률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6% 정도의 전망치를 제시하고 있다.

15일 발표될 미국의 실물 경제지표도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이날 발표될 3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미국 경제가 감염병 사태의 타격을 얼마나 심대하게 입었는지를 가늠케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감소 여부가 아니라 감소폭이라 할 수 있다. 3월 소매판매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망치는 마이너스 8% 수준이다. 월간 낙폭으로는 해당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에 해당한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 지수의 예상 등락범위는 NH투자증권 1760∼1870, 하나금융투자 1820∼1870 등이다.

한편 국내 증시는 15일 21대 총선 투표일을 맞아 하루 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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