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에도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들의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그 같은 기대감은 이미 지난 주 증시에서 싹트기 시작했고 주가에도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그런 흐름을 반영하듯 11일 코스피 시장은 외국인 자금 유입 움직임과 함께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은 조심스러운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언제든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역시 우한 폐렴(코로나19)의 재확산이다. 방역 관리의 성공 모델로 꼽히는 한국에서조차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을 보면 안심은 금물이다. 더구나 상당수 미국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감염병 사태를 가볍게 다루면서 경제 활동 재개를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활동 재개 흐름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주말 기준으로 50개 주 가운데 43개 주가 이미 경제 활동 재개에 착수했다. 이들 주에서 그간 폐쇄됐던 상점들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재개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엔 자택 대피령이 내려졌던 캘리포니아주도 포함됐다.

유럽에서도 독일과 영국이 이미 모든 상점들에 대한 봉쇄 조치를 풀고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증시가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인 미·중 갈등도 일단 진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코로나19 팬데믹 책임론을 거론하는 바람에 두 나라 사이에는 다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미국은 무역 갈등과 관련해 중국과 맺은 ‘1단계 합의’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긴장 기류는 두 나라 간 무역협상 카운터파트들이 지난 8일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그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통화는 양측의 무역협상 리더들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류허 중국 부총리 간에 이뤄졌다. 류 부총리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도 통화했다. 이들은 전화를 통해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일부 외신들은 감염병 책임론 갈등과 무관하게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중국이 미국과 약속한 농산물 수입 등을 제대로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주 마지막 날이긴 하지만 15일 발표될 중국의 소매판매도 눈여겨보아야 할 이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중국의 4월 지표는 한 발 늦게 감염병 사태에 휘말린 미국이나 유럽 등의 5~6월 소매판매 상황을 예측하게 도와주는 보조 지표가 될 수 있어서이다.

다시 북적이기 시작한 상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다시 북적이기 시작한 상가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이상의 외부 요인 외에 눈여겨 보아야 할 국내적 요인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오는 13일 발표될 통계청의 4월 고용동향이다. 예단할 수는 없지만 4월 취업자 증감률은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부정적인 수치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간 통계청 취업자 증가폭을 키우는데 일조해온 60세 이상 알바성 일자리가 감염병 사태 여파로 크게 감소했다는 게 그 같은 예상의 배경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지난 달 고용동향 발표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됐다. 지난 달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 19만5000명이나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현실은 통계치보다 더 험악하다는 게 중론이다. 통계청 공식 집계상 3월 취업자 감소율은 0.7%였지만 취업자 1인의 단위 근무시간 기준을 주 40시간으로 잡고 환산(전일제 환산 취업자 수 집계 방식 적용)하면, 감소율은 정부 발표치의 열배 이상인 7.6%에 이른다는 것이 한국경제연구원의 분석 결과다.

문제는 시장이 발표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 미국의 경우 최근 발표된 4월 실업률이 대공황 이후 최고치인 14.7%로 치솟았지만 시장은 기대보다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결과 발표 당일인 지난 주 금요일 뉴욕증시에서는 3대 주요 지수가 일제히 1% 이상 상승했다.

한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미리 제시한 이번 주 코스피의 예상 등락폭은 NH투자증권 1860∼1970, 하나금융투자 1900∼195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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