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국내 증시는 경제 활동 재개 흐름을 반영해 주 초반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주 후반부 들어 일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움직임에 상승분의 일부를 반납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지난 29일 일주일 전보다 3% 이상 오른 2029.60으로 한주를 마감했다.

이로 인해 증시 고평가 논란도 심심찮게 제기됐다. 아직 실물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가운데 경제 회복 기대감에 국내외 증시가 성급한 상승장을 연출하고 있다는 시각이 그 배경에 깔려 있다.

홍콩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EPA/연합뉴스]
홍콩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 EPA/연합뉴스]

실제로 민감한 변수들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다. 당장 코로나19의 2차 팬데믹 우려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는 부천 물류센터발 집단 감염으로 확진자가 연일 두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지난달 28일 79명까지 치솟았던 신규 확진자 수가 그날 이후 서서히 감소하고 있어 사태 완화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갖게 했다.

미·중 간 갈등의 재폭발 가능성도 잠복해 있다. 홍콩보안법이 양국 간 싸움을 격발시킬 새로운 뇌관으로 등장한데 따른 것이다. 중국은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의결을 통해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언제든 홍콩인권법을 제정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홍콩의회를 거치지 않고 중국이 임의로 홍콩 민주화 운동 저지 법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홍콩보안법은 홍콩 내에서 벌어지는 반정부·반체제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이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기자회견을 갖고 다시 한 번 대 중국 경고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기 위해 관련 절차에 돌입하라는 지시를 관련 당국에 내렸다고 공개했다. 중국의 홍콩에 대한 자치권 보장을 전제로 주어진 교역, 인적 교류 등 분야의 특권을 여차직하면 박탈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홍콩 자치권 훼손에 가담한 사람들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한편 중국인들의 미국 유학 제한, 미 증시 상장 중국 기업에 대한 조사 등의 조치가 이뤄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과의 교역갈등 해소 과정에서 도출된 1단계 합의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시장은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양측 모두 극단의 상황은 피하려는 기미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가 무너지면 이곳을 자본 조달 및 교역 창구로 활용해온 중국에 큰 타격이 가해진다. 하지만 특별지위 박탈이 현실화되면 미국 역시 중국의 보복을 피할 수 없어 상호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두 나라의 대응 강도가 어느 정도 선에서 조절되느냐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타 변수로는 2일 국내에서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와 5일 나오는 미국의 5월 실업률 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5월 실업률은 전달(14.7%)보다 더 올라 2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다 이틀 앞서 나오는 미국의 5월 공급관리협회(ISM) 서비스업지수도 관심사 중 하나다.

국내 변수 중엔 최근의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더욱 풍성해진 시중 부동자금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1100조원대로 평가되는 이 돈이 코스피가 2000선에 안착하면서 증시를 향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번 주 코스피 지수가 단기 급등에 따른 경계심 탓에 다소 조심스러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대체적인 예상 등락 범위는 1950~2040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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