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 등장으로 세계증시에 일순 팽팽한 긴장감이 조성됐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 나스닥 등 주요지수들이 일제히 2%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타격을 크게 받은 것은 여행 및 항공과 관련된 리오프닝주들이었다.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의 뒤를 이어 코로나19 재확산을 유발할 것이란 우려가 주식시장을 강타한 결과였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WHO의 경고 이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보다 더 강한 전파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됐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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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독성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한 분석이나 의견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오미크론이 기존의 백신으로 어느 정도 예방되는지, 치명률은 어느 정도인지 등도 아직은 불확실한 상태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주식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안전자산인 미국 채권에 돈이 몰려 채권값이 상승(채권금리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1.482%로 떨어졌다. 낙폭이 16bp(1bp=0.01%포인트)나 됐다. 증시에서의 긴장감은 오미크론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들이 공개될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국 등은 신종 변이 사례가 다수 발견된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남부 국가들에 대해 여행제한 조치를 발동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은 남아프리카 국가발 여행객들의 입국 제한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증시에 조성된 긴장감이 과도하다는 분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 상황과 관련, 고점 논란이 일고 있던 시점과 겹쳤다는 점, 추수감사절 연휴로 오전장만 열려 거래량이 많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금으로서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증시가 받을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정확히 가늠하기 어렵다. 자칫 공급망 병목현상이 다시 심각해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미국 등의 긴축 속도를 늦추는 작용을 할 수도 있다.

따라서 당분간은 신종 변이의 확산 추이와 함께 주요국들의 대응, 중앙은행의 정책 변화 흐름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게 최선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는 다음달 2일 원유 생산량을 결정하는 장관급 화상회의를 개최한다. 오미크론은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이 함께 참여하는 이번 회의에서 주요 이슈로 다뤄질 것이 확실시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OPEC 플러스는 오미크론이란 돌발 변수가 나타나자 이달 29일로 예정됐던 공동기술위원회 회의를 12월 1일로, 공동장관급 모니터링 위원회를 이달 30일에서 다음달 2일로 각각 미뤘다. 그러나 생산량 결정을 위한 관련국 장관회의는 이달 초 화상회의 직후 예고했던 대로 새달 2일 진행하기로 했다.

기타 주목할 이벤트로는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회 의장의 자국 의회 출석이 있다. 두 사람은 이달 30일 상원에, 그 다음날인 12월 1일 하원에 함께 출석한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 등이 신종 변이 사태와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새달 3일 나오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도 주목할 대상이다. 11월 고용상황은 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조절하는데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 연준은 다음달 14~15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현지 언론들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전망하는 11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 증가폭은 58만1000명이다. 전달 증가폭은 53만1000명이었다.

한편 29일 코스피 지수는 오미크론 충격으로 인해 종일 전 거래일 종가보다 낮은 선에서 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수는 전장보다 30.29포인트(1.03%)나 낮게 시작된 뒤에도 낙폭을 별로 줄이지 못했다. 이날 종가는 전장 대비 27.12포인트(0.92%%) 하락한 2909.3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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