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 증시는 오미크론이 일상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며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대 관심은 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의 독성이 어느 정도일지에 모아져 있다.

일단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주 뒤쯤 오미크론 관련 연구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투자자들은 긴장감을 늦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사이에 제시될 오미크론에 대한 각종 평가 역시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어느 정도 입증돼 있으니 남아 있는 주 관심사는 독성 정도다. 보고서를 통해 치명률에 대한 유의미한 데이터가 공개되면 시장은 나름대로 중장기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소수 표본집단을 분석한 뒤 얻어진 전문가들의 소견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위험성은 그리 높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오미크론 감염으로 인한 사망사례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오미크론 변이가 감기 바이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혼합종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오미크론 감염이 감기와 비슷한 수준의 증상을 나타내는데 그칠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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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증시는 남아공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일희일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의 변동성을 자극할 또 다른 요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변화 속도다. 이미 방향 전환에 돌입한 연준이 긴축 강도 조절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관심사로 남아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현상이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이미 털어버렸다.

그는 최근 의회 증언에서 테이퍼링(중앙은행의 자산매입 축소) 일정을 몇 달 앞당길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이 문제를 이달 14~15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인플레 억제를 위해 테이퍼링에 속도를 더 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이렇게 되면 내년 6월 테이퍼링 완료, 7월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예상 시나리오가 한 단계씩 앞당겨질 수 있다. 증시로서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미국의 국채 가격이 상승(국채 금리 하락)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 가지 변수가 나타나긴 했다. 지난 3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미국의 11월 고용이 그것이다. 해당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57만3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1만명이었다. 하지만 이 수치를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과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는 분석이 많다. 11월 고용부진은 저임금에 대한 취업 희망자들의 불만에서 비롯된 일자리의 수요·공급 미스매치 탓이라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연준으로서는 11월 고용지표만 보고 긴축 강도를 조절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중국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다시 고조된 점도 증시엔 달갑지 않은 일이다. 헝다는 지난 3일 디폴트 가능성을 예고해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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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요국들이 큰 틀에서 경제활동 재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주식 투자에 있어서 긍정적이다. 이런 기조는 오미크론의 위험성 평가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는 한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내적으로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도 호재라 할 수 있다.

이번 주 눈여겨볼 기타 변수는 10일 발표될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있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전달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6.7% 상승이다. 이 지수가 예상대로 나오거나 그 이상일 경우 연준의 긴축 기조는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6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3.51포인트(0.46%) 낮은 2954.82에서 시작된 뒤 큰 폭의 출렁임을 나타냈다. 오전장에서는 지난 금요일 뉴욕증시의 부진 영향으로 한동안 약세 흐름을 보였지만 정오가 가까워지면서 회복세로 바뀌었다. 코스피는 결국 전장 종가보다 4.92포인트(0.17%) 오른 2973.25로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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