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로나19 변종인 오미크론이 생각보다 덜 위협적이라는 분석이 줄을 잇자 지난 주 국내외 증시는 대체로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시에서는 주요지수들이 일제히 상승했고 특히 S&P500지수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코스피의 경우 이달 들어서만 6.03%, 지난 한 주 동안엔 1.41% 상승했다. 10억 대주주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인이 매물을 쏟아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번갈아가며 그 매물들을 받아낸 결과다. 개인은 오는 28일 현재 보유한 한 종목의 주식이 30일 종가 기준으로 10억원 이상이면 내년에 주식 양도세 부과대상에 들어간다. 개인 보유액은 직계존비속 합산치를 말한다.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 안의 황소상. [사진 =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여의도 사옥 안의 황소상. [사진 = 연합뉴스]

오미크론에 대한 평가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기간이 좀 더 지나고 데이터가 축적된 뒤에라야 위험성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미코론 확진자들이 대부분 경증을 보인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빠른 판단을 중요시하는 증시에선 서둘러 안도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현재까지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60여개국에서 확인됐으나, 사망자 보고는 한건도 없었다.

13일 현재 투자자들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대상은 이달 14~15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이 회의에서 위원들이 지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핵심 관심사 중 하나다.

앞서 있었던 미국 의회 증언을 통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앞에 붙어있는 ‘일시적’이란 수사를 떼어낼 때가 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또 지금의 인플레 현상이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인플레가 내년 하반기에 사라질지 여부를 확신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었다.

파월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통계수치도 나와 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6.8%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이 중요시하는 근원 CPI도 4.9%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6개월째 5%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근원 CPI 기준으로 연준이 설정한 2% 목표수준을 장기간 웃돌고 있음이 확인된 셈이다. 이는 물가 측면만 놓고 보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환경이 조성돼 있음을 말해준다.

따라서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새로운 평가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연준이 공식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앞에 붙어 있는 ‘일시적’이란 표현을 삭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테이퍼링(중앙은행의 자산 매입규모 축소) 조기 종료와 내년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보다 진전된 내용을 밝힐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준금리의 경우 구체적 시점 등을 언급하진 않겠지만 인상 횟수 등 큰 틀의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와 관련,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이번 회의를 계기로 “시장과 소통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인플레 상황과 내년의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해 연준이 본격적인 메시지를 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망들 중엔 파월 의장이 이번 FOMC 회의를 마친 뒤 시장 달래기에 나설 것이란 의견도 있다. 즉, 테이퍼링을 조기에 종료하더라도 곧바로 금리 인상에 돌입하진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사진 =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사진 = AFP/연합뉴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회의 직후 발표될 점도표다. 점도표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위원들의 전망을 도표 상에 점으로 표시해 정리한 것이다. 물론 변화 가능성이 있지만, 향후 기준금리 조절에 대한 위원들의 생각을 가시화시킨 것이어서 경우에 따라 시장에 큰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이번 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의회의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조정 협상이다. 미국 재무부는 앞서 정부지출 지급 능력이 오는 15일 고갈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조정에 합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어 이 문제가 증시에 위협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은 편이다.

한편 13일 코스피는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의 강세 소식에 전장보다 9.44포인트(0.31%) 오른 3019.67에서 출발했으나 개장 한 시간 남짓이 지나면서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결국 전장보다 8.57포인트(0.28%) 하락한 3001.66으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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