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해 코스피는 2977.65로 한 해 거래를 마쳤다. 연간 지수 상승률은 3.6%에 그쳤다.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들이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S&P500지수가 26.89%, 다우지수는 18.73%, 나스닥지수가 21.39% 오른 것에 비하면 코스피가 남긴 성적은 초라했다. 그 결과 주요 20개국 증시 중 코스피가 차지한 연간 수익률 순위는 18위에 그쳤다.

지난해 코스피는 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본격화된 7월 들어 감염병 사태 진정에 기대가 커지면서 3305를 넘어선 바 있다. 작년 한 해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지난 한 해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역대 최대인 66조원의 순매수 기록을 남겼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조원과 39조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코스피는 코로나19 변이종 확산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강화 등의 여파로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3년 연속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반등을 기대할 탄력성이 만들어지지는 않았음을 의미한다.

한국거래소 앞의 황소상. [사진 =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앞의 황소상. [사진 = 연합뉴스]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전망치를 보면 올해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7월 기록한 전고점(3305.21)을 넘보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도 비교적 박한 편이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이 새해 직전에 제시한 올해 말 S&P지수 전망치 중간값은 5050이었다. 이는 지난해 마감가(4766.18)보다 6% 정도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1월 및 새해 투자 전략과 관련해 지수에 의존하기보다 종목별 흐름에 주목하면서 조심스레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1월 증시에서는 각국의 부양책 회수와 ‘1월 효과’가 상쇄됨에 따라 업종별 횡보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토대로 “업종별 차별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코스피는 당분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강화와 오미크론 확산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달러화 강세 진정에 따른 외국 자본 유입 여건의 개선, 억눌렸던 소비의 점진적 회복,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 등이 맞물려 연초의 투자 분위기가 나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이번 주 증시에 단기적 영향을 미칠 해외발 주요 변수로는 4일(이하 현지시간) 나올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와 그 다음날 공개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작년 12월 회의록이 눈에 띈다. 5일 발표될 ADP고용보고서와 그 이틀 후 나올 미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할 것들이다.

FOMC 의사록은 연준의 긴축 프로그램 이행 속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가늠할 단초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중앙은행의 자산 매입 축소) 프로그램을 조기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그러나 경제상황에 따라 긴축 강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히며 여운을 남겼다. 연준은 또 점도표 공개를 통해 올해 중 최대 3차례 금리가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광판에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의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전광판에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의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민간 보고서인 ADP고용보고서와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고용은 물가와 함께 연준 통화정책 운용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요소다. 이미 고물가 기조가 확인된 만큼 지금 상황에서 연준이 가장 크게 관심을 쏟는 대상은 고용이라 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은 40만5000명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11월 증가폭은 21만명이었다. 지난달 실업률은 4.1%로 내려간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 같은 고물가 상황에서 고용이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다면 연준의 긴축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한편 새해 첫 장이 열린 3일 코스피는 기세 좋게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며 출발했으나 개장 한 시간 만에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그 결과 전장보다 11.12포인트(0.37%) 오른 2988.77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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