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미국의 소매판매 부진이 국내외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매판매는 미국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을 훨씬 넘는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이 예상보다 강한 전파력을 과시하는 바람에 미국 내 소비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미 상무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12월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9%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통상 미국에서는 12월이 되면 연말 쇼핑 대목을 맞아 소비가 활발히 이뤄진다. 그러나 지난해엔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났다.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기승을 부린 오미크론 확산세가 그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4분기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10월 1.8%, 11월 0.2%, 12월 -1.9% 등의 흐름을 보였다. 연말에 다가갈수록 소비가 오히려 위축됐음을 알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미국의 소비 위축엔 최근의 고물가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198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정도라고 평가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중 기준금리를 네 차례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는 최근 세계 증시에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장기간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자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기는 것과 함께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출발점을 오는 3월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횟수가 7회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7회 인상 가능성을 제기한 대표적 인물이다. 연준의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이달 25~26일 회의를 포함해 총 8회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거의 매번 금리인상이 발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이는 한 번에 0.25%포인트씩 인상을 단행하는 것을 전제로 한 추정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한 듯 뉴욕증시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각) 혼조세로 마감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6%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08%와 0.59% 상승했다.

연준이 오는 25일 올해 첫 FOMC 회의를 열기로 함에 따라 이번 주는 블랙아웃 기간에 해당돼 연준 인사들의 통화정책 관련 공개발언이 통제된다. 이번 주엔 눈여겨볼 만한 미국의 경제지표도 발표되지 않는다.

국내 증시도 미국의 긴축 강화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2977.65)를 회복하는 것조차 힘겨워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점도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이번 주 코스피의 경우 18~19일 있을 LG에너지솔루션의 일반투자자 청약공모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에서 분리돼 배터리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즉시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3위 종목으로 기록될 것이란 기대를 안고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사진 = AP/연합뉴스]

지난주 기관투자가들의 수요예측에서는 1경5000조원의 주문이 몰려 눈길을 끌었다. 이는 이번 공모청약 경쟁이 그만큼 뜨거울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청약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은 미리 다른 종목의 주식을 팔아 현금 확보에 나선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대어급 기업공개 직전엔 예탁금이 늘고, 청약 이후엔 일부 자금이 증시로 재유입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17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37포인트(0.12%) 내린 2918.55에서 거래를 시작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결국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1.82포인트(1.09%) 하락한 2890.10포인트를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