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 주식시장의 최대 키워드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안 모두 전개 양상에 따라 증시 분위기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어서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통화정책을 논의하는 FOMC 회의는 이달 15~16일(이하 현지시간) 열린다. 주목되는 것은 16일의 회의결과 발표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연준이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쪽으로 형성돼 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 의회 증언을 통해 이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자신은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시장은 이 발언을 0.50%포인트 인상을 의미하는 ‘빅 스텝’이 적어도 이달 FOMC 회의에서는 취해지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그 바람에 시장 참여자들의 주된 관심사는 연준이 이달 이후 언제쯤 ‘빅 스텝’을 취할 지로 바뀌었다. 따라서 연준이 16일 FOMC 회의를 마친 뒤 ‘빅 스텝’을 내디딜 시점에 대해 모종의 힌트를 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그간 분석가들 사이에선 연준이 연내에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그 중 한 번은 ‘빅 스텝’을 취할 것이란 전망이 심심찮게 나왔다. 대체적 전망은 ‘빅 스텝’을 포함, 총 7차례 남은 올해 FOMC 회의에서 4~5 차례 이상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데 모아져 있었다. 그 첫걸음이 이번에 취해질 것이라는 데는 거의 이견이 없는 상태다.

연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2020년 초 코로나19가 전세계를 휩쓸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금리정책 방향이 바뀌게 된다. 금리 인상으로 치면 2018년 12월 이후 처음이 된다.

금리 인상 외에 양적긴축(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이 언제부터 단행될지에 대한 메시지가 이번에 나올 가능성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모아져 있다. 시장에서는 오래 전부터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과 함께 양적긴축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하지만 최근 국제정세 불안 등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이 긴축 강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조금씩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양적긴축이 5월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다.

연준과 관련해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경제전망과 점도표다. 최근 들어 세계경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미국의 경제전망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경제전망과 관련,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것과 함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물가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 등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준이 발표할 점도표에도 미리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점도표는 연준 위원 각자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요 관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연준이 연내에 몇 차례에 걸쳐 어느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끌어올릴지 가늠해볼 수 있게 된다.

FOMC 3월 회의 결과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17일 새벽 4시쯤 발표될 것으로 점쳐진다.

러시아군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시가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군 공격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드니프로 시가의 모습. [사진 =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또한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전개되면서 미국 등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가 심화되는 바람에 세계 경제엔 어려움이 더 한층 가중됐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공급난이 심해지고 상품 제조원가가 상승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추가적인 경제 제재 카드를 연이어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그 일환으로 유럽국들과 보조를 맞춰 러시아에 대한 최혜국대우를 박탈하고 러시아산 제품의 일부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최혜국대우 박탈은 서방국들이 러시아산 제품을 수입할 때 관세율을 크게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징벌적 관세가 별도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앞서 서방국가들은 은행 간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 일로 러시아는 외화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로써 러시아가 이달에 만기도래하는 7억 달러 상당의 국채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할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당장은 오는 16일 만기인 달러표시 채권의 이자 지급이 제대로 이행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영환 연구원은 러시아의 채무불이행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경색되고, 그 결과 신흥국 시장의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서방 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의 영향을 크게 받을 업종으로 반도체·전기차 등을 지목했다.

한편 14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6.35포인트(0.24%) 낮은 2654.93에서 출발해 정오 직후까지 크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더니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줄였다. 이날 종가는 전장보다 15.63포인트(0.59%) 내린 2645.6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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