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최고조에 오른 가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오는 3~4일(이하 현지시간) 이틀간 기준금리 인상 논의를 벌인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과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 일정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FOMC 결정이 시장의 컨센서스에 부합할지 여부다.

시장의 예상은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과 월 950억 달러(약 120조3000억원) 수준의 양적긴축 5월 개시에 모아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폭에 대해서는 연준이 빅 스텝을 넘어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취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시장의 예상은 빅 스텝 쪽으로 수렴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0.50%포인트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연준의 결정이 예상에 부합할 경우 시장의 초기 반응은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연준의 결정을 긴축 강화를 본격화하는 출발신호로 받아들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장기간 주식시장을 짓눌러온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보는 시각이 나타날 수 있어서이다. 반면 회의 결과 긴축 강도가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거나 높을 경우엔 희비가 갈리면서 투자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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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FOMC 회의 이후에도 시장은 연준 내부의 기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일단 연준 위원들이 생각하는 중립금리 수준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느냐가 또 하나의 주요 관심사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중립금리를 두고는 2%대 중반을 거론하는 이들이 많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냉각시키지도 과열시키지도 않을 정도의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상단 기준으로 3.00%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인상폭 예상치로 2.25~2.75%포인트를 제시했다. 다만 미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친 채 -1.4%(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된 점이 통화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주목된다고 설명했다.

고용과 물가 등도 연준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주목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세계적 고물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당장 더 크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변수는 미국의 고용상황이다. 미국의 4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는 오는 6일 발표된다.

최근의 주가 흐름도 이번 주 주가지수 전개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종목별 양상은 다르겠지만 일각에서는 최근의 주가 동향을 고려할 때 기술적 반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달 국내외 증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뉴욕증시의 경우 국내증시보다 더 큰 하락세를 경험했다. 지난 달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나스닥지수는 차례로 8.8%, 4.9%, 13.3% 하락했다. 시장금리 상승세가 심화되면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하락세가 컸던 게 눈에 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기 시작한 2020년 3월 이후 최대 하락폭에 해당한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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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스피 지수는 지난 달 중 2.27% 하락했다. 4월 마지막 날 종가는 3월말에 비해 60포인트 이상 떨어진 2695.05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 동안의 하락폭은 0.34%였다. 지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자금의 이탈이었다. 외국인은 지난 달에 4조9420억원 이상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유도했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은 세계적 긴축 강화 움직임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여기에 더해진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정책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불확실성 증대로 달러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고,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바람에 외국인의 증시 이탈이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5월엔 증시 분위기가 더 침체될 것이란 우려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통상 5~10월엔 증시 투자 수익률이 저조했던 전례와 연관돼 있다. 하지만 비교적 훈훈한 기간으로 분류돼온 지난달까지 수익률이 좋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5월엔 팔아라’라는 증시 격언이 올해에도 맞아떨어질지 의문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5.84포인트 낮은 2669.21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코스피는 조금씩 낙폭을 줄여가다 전장 대비 7.60포인트(0.28%) 하락한 2687.45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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