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스피가 살얼음판을 거닐 듯 불안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주 뉴욕증시의 가파른 하락 흐름을 외면한 채 1.34% 상승하며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두 증시 간의 엇갈린 흐름이 이번 주에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주 후반 코스피의 상승마감을 뒷받침한 것은 중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상하이에서의 일상 회복 움직임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기대도 지수 상승을 뒷받침해주었다.

지난 20일 중국 인민은행은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5년물에 대한 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행보와는 상반된 결정이었다. 이는 상하이 봉쇄 완화 움직임과 맞물려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중국발 호재들이 세계적 긴축 흐름과 경기 침체라는 악재를 상쇄할 만큼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남는다. 뉴욕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추세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지난주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하락폭은 최근의 고점(종가 기준)에서 20%선에 육박하거나 그 이상이었다. 각각 기술적 약세장(베어 마켓)을 넘보거나 그 문턱을 넘어섰음을 알 수 있다. 과거 사례로 볼 때 증시는 한 번 약세장에 진입하면 회복하는데 상당 기간을 필요로 했다. 따라서 당장은 S&P500지수의 공식적인 약세장 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를 불안케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다. 하지만 경기 전망을 둘러싼 논란은 갈려 있다. 이와 맞물려 주가 바닥론에 대한 논쟁도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미국 경기 전망과 관련,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 안에 경기가 침체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35% 정도라고 밝혔다. 도이치방크는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돌입하면 주가가 35~40% 하락할 것이라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경제의 침체기가 임박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반면 JP모건은 올해 미국에서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 같은 맥락에서 최근의 주가 급락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번 주에 증시 투자자들이 눈여겨 볼 주요 변수들은 후반부에 몰려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서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공개된다. 26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FOMC 의사록은 연준 위원들이 지금의 미국 경제를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다음 달 개시되는 양적긴축에 대해 어떤 입장들을 취했는지를 드러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은 금통위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인상폭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0.25%포인트다. 이 경우 한은 기준금리는 1.75%로 올라가게 된다. 이창용 한은 신임 총재는 이번에 처음으로 금통위 회의를 주재한다. 회의를 앞두고 이 총재는 ‘빅 스텝’(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하지만 물가지수 등 종합적인 데이터를 보아가며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혀 예단을 어렵게 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보다 면밀히 살펴볼 일은 금리 인상 결정 과정과 금통위원들의 세부 입장 등이다. 만장일치로 위원들이 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지, 빅 스텝 필요성에 대한 의견들이 나올지 등이 주요 관심사가 될 수 있다. 통화정책을 두고 우리 사회 일각에선 미국 연준과 반드시 보조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에는 미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가 발표된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와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 주목된다. 속보치는 전기 대비 연율 기준 -1.4%였다. 속보치이긴 했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시장의 예상에서 빗나간 결과였다.

연준이 중시하는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그 다음 날 발표된다. 올해 3월의 PCE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었다.

한편 23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2.34포인트(0.47%) 높은 2651.63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코스피는 오르내림을 반복하더니 8.09포인트(0.31%) 오른 2647.38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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