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주 코스피는 한국은행의 긴축 본격화 움직임에 맞서며 비교적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7일 코스피는 일주일 전보다 1.24포인트(0.04%) 하락한 2638.05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주중이었던 2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전달에 이어 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매파적 기조를 드러낸 점을 감안하면 차분하게 한 주를 마무리했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올해 중 네 차례 더 열릴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2~4차례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모건스탠리와 JP모건 등의 예측대로 올해 중 0.25%포인트씩 세 차례 더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면 한은 기준금리는 2.50%로 올라선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남은 금통위 회의 때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은 물론 그 중 한 차례는 ‘빅 스텝’을 취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럴 경우 한은 기준금리는 연말에 3.00%로 치솟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뉴욕증시에서는 주요지수들이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 나스닥지수는 일제히 6% 이상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다우지수는 8주 연속 하락하던 흐름에서 탈피해 기대를 키웠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지수 상승의 직접적인 이유로는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이 지목됐다. JP모건에 따르면 지난주엔 이전 6주 간의 흐름과 달리 260억 달러의 자금이 ETF로 유입됐다.

지난주 뉴욕증시의 선전은 지난 25일 연준이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준은 5월 FOMC 의사록을 통해 향후 두 차례 회의에서 빅 스텝을 밟은 뒤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연준 내 분위기가 예상보다 온건하다는 분석들이 제기됐다. 올 여름 이후 인플레이션 기세가 다소나마 수그러들면 기준금리 인상폭을 축소하거나 긴축 행보를 잠시 중단할지 모른다는 기대가 형성된 것이다. 연준 의사록은 “위원들이 완화정책 제거를 가속화할 경우 올해 후반에는 정책 효과 등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더 나은 위치에 서게 될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당분간은 긴축에 속도를 높이되 가을 무렵엔 잠시 숨을 고르며 긴축정책의 효과를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고 있는 점도 증시로서는 나쁘지 않은 흐름이라 할 수 있다. 최근의 원화 약세는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분류돼왔다.

지난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거래를 마치는 시점에 10.8원 내린 1256.2원을 기록했다. 달러화지수는 지난 12일 104.85로 정점을 찍은 뒤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도세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이번 주 증시에 영향을 미칠 대외 변수로는 오는 1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될 연준의 베이지북(경제동향 보고서)과 2일과 3일 연이어 나올 미국의 민간 및 정부발 고용보고서를 꼽을 수 있다. 국내에서는 1일 관세청이 발표할 5월 수출입동향(통관 기준)과 3일 통계청이 내놓을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눈길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지북 내용 중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미국내 물가와 관련된 평가 및 분석이다. 물가 흐름은 연준이 긴축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는 데 있어서 가장 먼저 고려하는 사안이다.

미국의 5월 고용은 전달의 42만8000명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5월 고용 증가폭은 32만50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수출은 4월까지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해왔지만 수지 면에서는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고 수입 증가율은 빨라지고 있어 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기록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5월 소비자물가는 5%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상승률이 예상외로 크게 나타난다면 증시의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5% 이상의 고물가 현상은 3개월여 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30일 뉴욕증시는 메모리얼 데이(우리의 현충일 격)로 인해, 오는 1일 국내증시는 전국동시지방선거 실시에 따라 각각 휴장한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