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주 코스피는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요일 종가 기준 주간 하락폭은 19.63(0.84%)이었다. 뉴욕증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 나스닥지수는 각각 전주보다 0.93%, 0.16%, 1.57% 하락했다.

비록 하락했지만 지난 주 코스피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했다. 주중에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 스텝’ 결정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제법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발표 당일부터 사흘간만 놓고 보면 코스피는 강보합 흐름을 나타냈다.

‘빅 스텝’이 사실상 예고돼 있었던 만큼 한은 결정이 지수에 미리 반영된 것이 일차 원인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의 정점 도래에 대한 기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감소 등의 기미가 나타난 것이 주가 하락을 웬만큼 저지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미시간대가 발표한 미국의 향후 1년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5.2%였다.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한 달 만에 0.3%포인트 떨어져 2.8%로 집계됐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앞서 6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9.1% 상승했다는 정부 발표가 나온 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 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울트라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1.00%포인트 올림)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부각됐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짐에 따라 인플레 정점론이 조금씩 힘을 얻게 됐다.

미국 상무부의 6월 소매판매 반등 발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소재다. 미국의 6월 소매판매(계절조정 기준)는 전달보다 1.0% 증가한 6806억 달러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율 감소와 소매판매 개선은 연준의 긴축 행보를 다소나마 늦춰줄 것이란 기대를 낳는 요소들이다. 당장은 연준이 이달 중 기준금리 1%포인트 인상보다 0.75%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두고 통화정책 논의를 펼칠 가능성이 커졌다. 연준은 오는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통화정책을 논의한다.

원/달러 환율도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1325.00원으로 종료된 원/달러 환율은 18일엔 대체로 1310원대에서 움직였다. 이는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및 연준의 ‘울트라 스텝’ 가능성이 약화된 것과 연관된 현상이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진정되면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 움직임도 둔화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여전히 긴축 강화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한국은 곧 나타날 수 있는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거듭 금리 역전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히며 시장을 달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역전이 현실화되고 그 격차가 커질 경우 시장은 불안감에 흔들릴 수 있다. 이 총재 말대로 금리 역전 자체는 문제가 아닐지 모르나 환율의 지나친 상승 등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는 언제든 시장을 어둡게 만들 수 있다.

인플레가 정점을 찍는다 해도 그 여파는 길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체적으로는 고물가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도 문제다. 최근 연준이 공개한 ‘베이지북’은 미국 일부 지역에서 수요가 감소했고, 제조업 및 건설업 중심으로 인력 수요도 줄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진행 중인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상장사들의 실적 기대에 대한 하향조정은 한·미 양국 증시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관건은 3분기 실적이라 할 수 있다. 이미 기대가 형성된 2분기에 이어 3분기 실적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증시는 또 한 차례 희비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주 눈여겨볼 이벤트는 오는 22일 발표될 6월 국내 생산자물가 지표다. 5월 생산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9.7%(전월 대비 0.5%) 상승률을 기록했었다. 6월 생산자물가 지표를 통해 투자자들은 물가 정점론의 신뢰도롤 가늠해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18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9.50포인트(0.84%) 높은 2350.48로 개장한 뒤 비교적 큰 폭의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결국 코스피는 전장보다 44.27포인트(1.90%) 상승한 2375.25로 하루 거래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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