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주 코스피는 미국의 긴축 지속에 대한 우려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간 하락폭은 35.25(1.39%)를 기록, 2500선이 다시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이 꿈틀거린 점도 증시 분위기를 흐리게 했다. 뉴욕증시 상황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1.21%,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16%, 나스닥지수는 2.62% 하락했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관계자들의 긴축 의지 재확인이었다. 시장은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 의사록이 강·온 양면성을 동시에 드러내자 기연가미연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차에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속속 전해지면서 시장 분위기는 부정적 방향으로 기울었다.

대표적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이 특히 관심을 모았다. 그는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다음달 FOMC에서의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다음달 20~21일 FOMC 정례회의를 진행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등도 긴축이 지속돼야 한다는 입장을 번갈아 밝혔다. 데일리 총재는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올리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연준의 물가통제 의지가 어느 정도일지는 이번 주 후반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미팅 발언을 통해 새롭게 가늠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매년 열리는 이 심포지엄에는 전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을 포함한 경제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한다. 따라서 이 행사를 통해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 등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행사 기간은 이달 25~27일이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이틀째 회의에서 진행될 파월 의장의 경제전망 주제 연설이다. 특히 경청해야 할 것은 통화정책 운용 방침과 미국경제 전망에 대한 내용 등이다. 만약 미국 경제전망에 대한 발언이 긍정적일 경우 증시엔 오히려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경기침체 우려 약화가 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의지를 더 강하게 자극할 수 있어서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시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인플레 정점론에 대해 확신을 갖지 못한 채 물가 관련 지표들을 주시하고 있다. 당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오는 26일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선호하는 물가지표다. 소비 대중들에겐 CPI에 비해 다소 감이 멀게 느껴지는 개념이지만 다루는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연준은 이 지표를 중시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 =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7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에 비해 4.8%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달 상승률과 같다. 이제부터 중요한 점은 발표되는 수치가 시장의 전망치와 얼마나 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느냐라 할 수 있다. 수치가 돌발적 수준을 나타낸다면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오는 25일 발표될 미국의 2분기 성장률(잠정치)도 눈길을 줄 만한 사안이다. 속보치는 마이너스(전기 대비 연율) 0.9%를 기록했었다. 속보치 상으로는 두 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이 펼쳐져 미국 경제가 기술적 침체에 빠졌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주목할 국내 이벤트로는 2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가 꼽힌다.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가 관전 포인트다. 앞서 한은 이창용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가 흐름이 예상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금리 인상폭보다 더 큰 관심이 가는 부분은 한은이 제시할 성장률 수정 전망치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2.7%)보다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 우리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3%선을 유지할 것이라 전망했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세계 경제와 유사한 흐름을 타면서 점차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5%로 낮춰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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