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 주 증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발언과 미 고용지표 결과에 주목하며 신중한 움직임을 보였다. 파월 의장이 주중 연설을 통해 12월 빅스텝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이틀 뒤 나온 미 노동부의 11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 우려를 자극했다.

11월 미국의 고용 증가폭(비농업 부문)은 시장의 예상을 넘는 26만3000명이었다. 이에 파월 의장의 발언에 안도했던 투자자들은 다시 조심성을 키웠다. 시장은 당초 고용 증가폭이 10만 명 선에 그친다면 증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를 지니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제시한 당초의 증가폭 전망치는 20만명이었다.

예상보다 좋은 고용 현황은 연준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는데 하나의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고용이 앞으로도 호조세를 이어갈지는 알 수 없는 만큼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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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이 이달 13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올릴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전문가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여기엔 하나의 중요한 전제가 깔려 있다. 이달 FOMC 회의 시작 당일 오전에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세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게 그것이다. CPI 물가가 10월에 이어 또 한 번 유의미한 하락세를 보여준다면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

그에 앞서 9일 동시에 발표되는 미국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미시건대의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이들 지표는 향후 미국 내 물가 흐름을 예고해주는 속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

연준은 이 달 FOMC 회의에서 이상의 지표들을 토대로 기준금리 운용 방침을 논의하게 된다. 이번 달 금리 인상폭에 대한 컨센서스는 일찌감치 형성돼 있으므로 시장의 주된 관심사는 이제 미국의 최종금리 수준으로 옮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당분간 이에 대해 조그만 단서라도 나오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물가 관련 지표들은 이달 말부터 증시에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는 산타랠리의 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물가 하향세가 보다 뚜렷이 드러난다면 크리스마스 직후부터 구체화될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커질 수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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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랠리 못지않게 새로운 기대를 모으는 요소는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정책 변화 가능성이다. 제로 코로나 정책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자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 방역정책을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일단 대중교통 이용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정부 발표 내용의 골자다. 중국이 방역 고삐를 빠르게 풀어 나간다면 세계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변수로는 수출 부진의 와중에 빚어진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 사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유예 논란 등이 있다. 금투세는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을 통해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릴 경우 매겨지는 세금이다. 정치권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부터 금투세가 부과된다. 제도가 시행되면 증시 전반이 활력을 잃게 됨에 따라 소액 투자 개미들까지도 다수 시장을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야는 대주주 기준을 두고도 의견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현행법 체계에서는 상장주식을 10억원 이상 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주식 지분을 보유한 사람을 ‘대주주’로 분류한 뒤 이들에게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고 있다. 정부는 이 기준을 100억원으로 올리려 하지만 야당 반대에 부딪혀 있다.

한편 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7.84포인트(0.32%) 오른 2442.17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르내림을 반복하더니 정오 직전부터 하락 흐름을 나타냈다. 종가는 전장 대비 15.01포인트(0.62%) 하락한 2419.3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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