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 세계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라는 큰 고비를 맞는다. 결과가 예상을 벗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사안 자체가 워낙 중차대해 시장은 긴장감 속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13~14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된다. 결과 발표는 한국시간으로 14일 새벽 3시 전후에 이뤄진다.

일차적 주시 대상은 기준금리 인상폭이다. 대체적 전망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다. 그간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아온 연준이 이번엔 금리 인상 폭을 다소 낮출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별 이견이 없다.

따라서 최대 관심사는 연준이 현 시점에서 최종금리를 어느 정도로 잡고 있는지, 지금 같은 고금리 시대가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져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궁금해 하는 것이 최종금리에 대한 연준의 속내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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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단서를 담아줄 대상은 두 가지다. FOMC 회의 직후의 기자회견에서 나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당일 발표될 12월 점도표가 그 둘이다. 월스트리트저널(SWJ)은 12월 점도표에 표시될 최종금리 전망치가 4.75~5.25%일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시장이 전망하는 연준의 기준금리 정점은 대체로 5%선을 유지하고 있다. 점도표는 시장이 궁금해 하는 내년 말의 미국 기준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도 함께 보여준다.

이번 통화정책 회의가 끝난 뒤엔 미국의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진단이 함께 공개된다. 여기엔 미국의 예상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고용동향 등이 망라된다. 이를 미리 살펴본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에 시장은 다시 한 번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의 발언이 어떤 분위기를 나타낼지에 따라 증시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의장의 회견 내용을 좌우할 변수는 여럿이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연준의 인식과 물가 동향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미국의 장·단기 국고채 금리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 하나의 근거가 되고 있다. 장기채 금리가 단기채 금리를 밑도는 이상 현상이 일상화되면서 이들 토대로 추산하는 뉴욕연방준비은행의 ‘12개월 이내 미국 경기침체 확률’은 최근 들어 38%로 올라갔다.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 등은 미국 경기가 조만간 침체기에 들 것이란 예상을 내놓고 있다.

경기 침체 기미 속에서도 미국 물가는 쉽사리 꺾이지 않고 있다. 경기 침체 속 고물가 지속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지닌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미국에서의 인플레 우려는 아직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다소 엇갈리는 신호를 담은 지표들이 발표돼 혼선을 키우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9일 미국 노동부는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달보다 0.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치(0.2%)를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인 도매물가가 예상 밖의 상승률을 보이자 시장은 다시 연준이 긴축 기조를 강화하지 않을까 우려하기 시작했다.

그마나 다행인 것은 미국 미시간대학이 집계해 발표하는 미국의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진 4.6%를 나타냈다는 점이었다. 이는 소비자들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전달에 비해 긍정적으로 변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에 따라 시장은 오는 13일 오전에 발표되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시선을 모아가고 있다. WSJ가 전문가 의견을 모아 제시한 전망치는 전월 대비 0.2%,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이다. 전달의 각 상승률 0.4%, 7.7%보다는 다소 완만해진 수치들이다. 하지만 물가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다소 엇갈리게 나오고 있어 CPI 흐름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게 됐다.

미국의 11월 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에 대한 전망이 흔들리면서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경로는 이번 달과 새해 2월 1일 FOMC 회의가 연이어 빅스텝을 취하는 것으로 정리돼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최근 들어 외국인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는 바람에 지수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45.29포인트(1.86%) 하락한 2434.33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12일에도 전장보다 15.46포인트(0.65%) 내린 2373.58에 거래를 시작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는 결국 전장 대비 16.02포인트(0.67%) 하락한 2373.02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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