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올해 마지막 주 국내외 증시는 비교적 조용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산타 랠리 기대가 꺾인 것이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들고 있다. 랠리에 대한 일말의 기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지속적인 긴축 의지와 거기에 비례해 더욱 커지는 세계적 경기침체 우려에 의해 압도당하고 말았다.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는 줄어든 거래일 수도 일부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엔 뉴욕증시가 크리스마스 대체공휴일로 26일(이하 현지시간) 휴장하고, 국내 증시는 30일 연말 휴장에 들어간다. 그렇지 않아도 가물가물해진 산타 랠리가 작동할 물리적 시간마저 줄어들게 된 셈이다.

게다가 이번 주엔 증시에 영향을 미칠 이렇다 할 국내외 이벤트도 없다. 국내적으로 한국은행이 28일 내놓을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경제심리지수(ESI), 그 다음날 통계청이 발표할 11월 산업활동동향이 있지만 투자자들의 눈길을 특별히 사로잡을 사안들은 아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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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을 좀 더 멀리 두고 변수를 찾는다면 새달 6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를 들 수 있다. 미국의 고용동향은 요즘 들어 물가 흐름 이상으로 연준이 관심을 두는 요소다.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일반화된 가운데 고용동향이 좀 더 핫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탓이다. 고용상황이 후행적으로 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시장의 눈길을 고용보고서로 쏠리게 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소비자물가가 매달 상승폭을 줄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처럼 하방 경직성이 큰 서비스물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고, 여기에 더해 임금마저 크게 오르고 있어서 고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그 같은 우려 증대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강경하게 만드는 작용을 하고 있다.

고물가 장기화에 긴축 기조가 덩달아 강해지고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지속적 고물가 속에 닥쳐올 경기침체는 곧 스태그플레이션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지닌다. 요즘 국내외 증시의 침체 분위기는 투자자들의 그 같은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가 연말 랠리 기대감을 상쇄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23일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이번 주 증시 분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세법 개정안에는 내년부터 도입하려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과세를 2년 유예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사진 = 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진 =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주식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현행 10억원)의 상향 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번 주 중 증시에서는 양도세 회피를 위해 내놓는 물량이 일정 부분 쏟아져 나올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양도세 회피 물량 출회 가능성과 관련, “개인 순매수가 집중됐던 반도체와 IT가전, 화학, 자동차 등에서의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출회 매물을 흡수할 동인도 일부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관이 배당 수익을 위해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그 같은 기대의 하나다.

국회 결정으로 정부는 주식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10억으로 유지하지만 배우자나 부모·자녀 등 가족지분을 합산하는 규정은 폐지하기로 했다. 10억 기준을 인별로 적용한다는 의미다. 이는 국회 입법 절차 없이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 의지에 의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주엔 코스피지수가 2310~2410에서 오르내릴 것이라 예상했다. 지난주 코스피 종가(23일 기준)는 2313.69였다. 작년 증시 폐장일의 종가가 2977.65였음을 고려하면 올 한 해 코스피 시장이 얼마나 고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한편 26일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1.15포인트(0.05%) 하락한 2312.54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3.45포인트(0.15%) 상승한 2317.14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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