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 국내 증시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볼 사안은 13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될 한국은행 기준금리 결정이다. 시장의 예상은 일단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모아지고 있다. 투자자들 머릿속에서는 이후의 기준금리 경로와 최종금리에 대한 계산도 분주히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교 대상은 당연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전개 추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이 연준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1.5%포인트까지는 허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수준만큼 금리를 따라 올리기엔 국내 경기 상황과 가계부채 문제 등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그런 분석의 이유다.

이를 토대로 다수의 분석가들은 향후 연준이 0.50%포인트, 한은이 0.25%포인트를 각각 추가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현재 연준(4.25~4.50%)과 한은(3.25%)의 기준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으로 이미 1.25%포인트까지 벌어져 있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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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로 간다면 한은은 이번 주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이를 최종금리로 굳히게 된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기대일 뿐이다. 당장 연준의 최종금리에 대한 전망부터가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이 지난달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위원들은 연준의 기준금리가 올해에 5.00~5.25%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앞두고 형성된 시장의 컨센서스가 0.25%포인트 인상임을 전제한 뒤 “금리 동결 전망도 있지만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이번 주엔 연준 내부의 기류를 엿보게 해줄 위원들의 발언이 줄지어 이어진다. 그 중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포함돼 있다. 파월 의장은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을 주제로 연설을 한다. 올해부터 통화정책 회의에서의 투표권을 내놓았지만 대표적 연준 내 매파 위원으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12일 공개발언에 나선다.

그 다음날엔 올해부터 투표권을 새로 행사하게 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공개 발언대에 오른다. 그는 최근 온라인 글을 통해 연준의 기준금리가 올해 상반기 중 5.4% 수준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해 새로운 매파로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연준의 기준금리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미국의 소비자물가 자료도 주중에 발표된다. 12일 나오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그것이다. 13일 발표되는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율도 미국의 향후 물가 흐름을 엿보게 한다는 점에 자료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한국은행. [사진 = 연합뉴스]
한국은행. [사진 =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모아 집계한 미국의 12월 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6.6%다. 전달(7.1%)보다 다소 완화된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 전망치(0.0%)도 전달(0.1%)보다 다소 완화됐다. 12월 근원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5.7%였다. 각각의 전달 상승률은 0.2%와 6.0%였다.

하지만 CPI 지수가 지루하게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바람에 연준은 최근 물가보다 고용지표에 더욱 신경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고용시장이 지금처럼 탄탄한 상태를 이어간다면 앞으로도 한동안 고물가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2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22만3000명이었다. 시장의 예상치 20만명을 웃도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12월 임금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시장 전망치(5.0%)는 물론 전달 상승률(4.8%)에도 못 미치는 4.6%로 집계됐다. 미국의 12월 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로는 0.3%였다. 이 또한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진 것이었다. 임금 상승 압력의 약화는 인플레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누그러뜨려 주었다.

한편 9일 코스피지수는 25.90포인트(1.13%) 오른 2315.87에 개장한 뒤 줄곧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부터 1250원 밑으로 내려가는 등 안정세를 보인 것이 외국인들의 자금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 주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들이 일제히 2%대의 상승세를 보인 것도 이날 코스피지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주 뉴욕증시 상승은 미국에서 임금 상승 속도가 둔화됐다는 발표가 나온 것과 관련이 있었다.

이날 코스피는 결국 전장 대비 60.22포인트(2.63%) 상승한 2350.19를 기록한 채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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