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 투자자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아야 할 대표적 사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이 쏟아낼 발언들이다. 주중 발언에 나서는 위원만 해도 10명이 넘는다. 위원 절반 이상이 저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공개 발언에 나서는 것이다.

차기 FOMC 회의(31일~2월 1일, 이하 현지시간)를 코앞에 둔 연준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만 위원들에게 공개 발언을 허용한다. 주말부터는 공개 발언이 금지되는, 소위 ‘블랙 아웃’ 기간이 시작된다. 따라서 17일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필두로 20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에 이르기까지 줄지어 연단에 오르는 위원들의 발언은 전에 없이 뜨거운 시선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언에 나서는 위원 중에는 연준 내 매파를 대표하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포함돼 있다. 18일 발언에 나서는 불러드 총재는 올해엔 투표권을 지닌 12인 멤버에서 제외됐다. 미국의 12개 지구를 각각 관할하는 연은 총재들은 매년 4인씩 돌아가며 FOMC 회의에 참석해 연준 이사들과 함께 투표권을 행사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시장의 관심사는 이번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얼마나 올릴지에 국한돼 있지 않다. 오히려 더 큰 관심은 연준이 이번 통화정책 회의 이후 어떤 기준금리 경로를 그려나갈지에 모아져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올해엔 한 차례만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나아가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모건스탠리의 전망은 지금까지 공개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는 기타 위원들의 발언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다만, 근래 들어 미국내 소비자물가 및 임금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 등 새롭게 고려할 변수들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5%였다. 전달의 상승률보다 0.6%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로써 미국의 월별 CPI 상승률은 지난 6월 9.1%를 찍은 이후 6개월 연속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6.5% 상승률은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집계치에 해당한다.

이번 FOMC 회의 결과와 관련해서는 0.25%포인트 인상설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사견임을 전제하며 “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던 시기는 지나갔다”고 밝힌 뒤 이제부터는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연준의 긴축 강도 약화를 전망하는 배경엔 경기침체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미국 굴지의 금융사들은 지난해 4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은행은 그 연장선에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을 드러내보였다. 예를 들면 지난주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신용 손실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규모를 늘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뉴욕증시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2020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과 관련돼 있다. 이번 주에는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넷플릭스, 등 뉴욕증시 주요 상장사들이 실적 발표에 나선다.

16일 코스피지수는 한때 2400선을 돌파하며 반등을 시도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3.97포인트(0.17%) 오른 2390.06으로 가볍게 출발한 뒤 상승폭을 키워가더니 잠시 2410을 넘기며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장 대비 13.77포인트(0.58%) 상승한 2399.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의 지수 상승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상승마감한 뉴욕증시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에서는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달보다 개선됐고,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0%로 낮아진데 힘입어 3대 주요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지수별 상승률은 다우존스30산업지수 0.3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0.40%, 나스닥지수 0.71% 등이었다.

한편 뉴욕증시는 이번 주 월요일엔 마틴 루터킹 데이를 맞아 하루 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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