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증시 투자자들의 뜨거운 시선 속에 새달 1일(이하 현지시간) 새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시장의 대체적 예상은 0.25%포인트 인상이다. 지난 29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의 이번 결정이 0.25%포인트 인상일 가능성은 99.9%다. 30일 현재 연준 기준금리는 4.25~4.50%다. 상단이 한국(3.50%)보다 1.00%포인트 높다.

페드워치 전망이 아니더라도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폭 축소조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된 관심사는 기준금리 발표 직후 진행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예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여럿이다. 그중 증시 투자자들이 절실히 기대하는 바는 최종금리 수준에 대해 파월 의장이 어떤 식으로든 언급해주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시나리오는 기준금리 인상행진의 중단에 대한 시사다. 구체적으로는 파월 의장이 최종금리 수준과 도달 시점을 암시해주길 바라고 있다. 이른 시일 내에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한다는 것까지 시사해준다면 금상첨화가 될 듯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 신화/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 신화/연합뉴스]

기대의 배경은 장기간 고금리 피로감이 쌓여있다는 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 등이다. 캐나다가 지난주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한 뒤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한 점도 기대를 키워주고 있다. 캐나다 중앙은행은 경제 상황이 전망 궤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금리가 당분간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미국 내 물가 상승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지난 27일 미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0% 상승했다. 근원PCE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4.4%를 기록했다. 전월에 비해 상승폭이 각각 0.5%포인트, 0.3%포인트 축소됐다.

같은 날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중간값이 3.9%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겐 고무적이다.

다소 신경이 쓰이는 점은 12월 PCE지수와 근원PCE지수 모두가 전월보다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각각의 상승률은 0.1%와 0.3%였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안정적이라는 사실은 통화정책 방향전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보도한 미국의 1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 전망치는 19만명, 실업률은 3.6%다. 3일 발표되는 고용 증가폭이 이 같은 시장 전망치를 능가한다면 연준의 스탠스 변화 기대가 약화될 수 있다. 연준으로서는 고용시장 안정을 들어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이 낮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일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직원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일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현재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4.5~5.0% 범위에 모아져 있다.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공개된 점도표가 시사한 수준보다는 다소 낮아진 것이다. 당시 점도표는 연준 기준금리가 2023년에 5.1%(중간값 기준)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가 오는 31일부터 시작되는 만큼 이번 주는 블랙아웃 기간에 포함된다. 따라서 연준 위원들의 공개발언을 더 이상 듣지 못하는 가운데 연준의 성명 발표가 나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연준이 특히 주목하는 PCE물가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는 소식에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뉴욕증시에서의 주요 지수들은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차례로 0.08%, 0.25%, 0.95% 상승했다.

30일 코스피 역시 뉴욕증시 흐름을 타고 초반엔 반짝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기관이 대량 매도에 나섬에 따라 곧바로 하락 전환했다. 결국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3.55포인트(1.35%) 내린 2450.47을 기록한 채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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