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예측불허 행보가 투자자들의 조심성을 키우고 있다.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적어도 이번 달(21~22일, 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열릴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회의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 지를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0.25%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지만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점치는 의견도 적지 않다.

FOMC 위원들의 제각각 발언도 시장을 혼란스럽게 했다. 올해 새로이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일 기업인 행사에서 이달 FOMC 회의 때 기준금리 0.25%포인트와 0.50%포인트 인상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최근 매파적 의견을 연이어 내놓으며 이목을 모으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발언 이틀 뒤엔 다른 위원의 온건한 발언이 공개됐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그 주인공이었다. 연준 내에서 중도파로 분류되는 그는 0.25%포인트 인상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사진 = AFP/연합뉴스]
[사진 = AFP/연합뉴스]

높은 수준을 유지중인 미국의 시간당 임금은 연준의 긴축 기조 유지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한 분석가들의 2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7%였다. 전달 상승률은 4.3%였다. 임금이 상승한다는 것은 물가 인상 압박이 그만큼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용시장에서의 임금 상승은 구인난의 반영일 수 있다. 고용시장이 탄탄한 상황을 이어간다면 연준은 보다 과감히 긴축의 고삐를 죌 명분을 갖게 된다. WSJ가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2월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폭은 22만5000명이다. 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킬 정도의 고용 증가폭으로 10만명 이하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내 주요 지표들은 긴축 강화를 독려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다. 1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5.4%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달보다 상승폭을 키운 점도 그런 경향의 일부를 이뤘다. 10년물 국채 금리가 4%를 넘나들고 2년물 국채 금리가 기준금리(4.75%) 수준을 훌쩍 넘어 4.9%에 육박하는 등 시장금리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점도 마찬가지다.

긴장감이 시장을 감싼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또 다시 공개발언에 나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7, 8일 이틀간 상·하원 청문회에 차례로 출석해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청문회는 시장이 이달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준 관계자로부터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다. 오는 주말부터는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블랙 아웃(연준 위원들의 통화정책 관련 공개 발언 금지) 기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10일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외의 발언을 쏟아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얼마 전 옐런 의장은 미국의 1월 PCE 가격지수가 예상보다 높게 발표되자 “아직 디스인플레이션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해 시장을 긴장시켰었다. 그의 말은 파월 의장이 앞서 강조한 ‘디스인플레 시작’ 발언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었다.

오는 10일 발표되는 노동부 고용보고서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대상이다. 앞 부분에서 거론했듯이 고용 증가폭이 10만을 넘을 경우 증시 분위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6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종가보다 20.39포인트(0.84%) 높은 2452.46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 완만한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종가는 전장 대비 30.55포인트(1.26%) 상승한 2462.62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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