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주 코스피 시장의 흐름을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단어는 안도랠리였다. 뉴욕증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지난 한 주 동안 금융 불안 사태가 더 이상 확장될 기미를 보이지 않은 것이 투자심리를 안정시켜주었다.

지난 한 주 사이 코스피지수는 61.9포인트(2.56%) 상승했다. 지난달 24일(이하 현지시간) 2414.96이던 지수는 31일 2476.86으로 상승했다. 상승세는 31일까지 나흘 연속 이어졌다. 지난 주엔 뉴욕증시에서도 3대 주요지수가 일제히 3% 이상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금융 불안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으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부 희석된 것이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기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점도 안도랠리 지속을 도울 것이란 기대를 낳았다. 2월 PCE 가격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한 5.0%였다. 근원PCE 가격지수의 상승률은 4.6%였다. 투자자들은 근원PCE 수치가 전월 상승률 및 시장의 예상치(각각 4.7%)보다 낮았다는데 의미를 두었다.

[사진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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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 가격지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달리 실제 소매점에서의 판매 상황을 반영한 지표로서 시중 물가흐름을 보다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특정 품목의 가격이 지나치게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대체재를 구입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그런 행동이 물가에 미친 영향까지 반영된 것이 PCE 가격지수다. 따라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PCE 가격지수, 그 중에서도 특히 근원PCE 가격지수의 변화에 주목한다.

2월 PCE 가격지수를 둘러싼 연준과 시장의 해석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시장은 미국 물가가 하향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해석한 반면, 연준은 절대치가 목표(2%)에 비해 여전히 높다는데 주목하려 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달 30일 공개발언을 통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콜린스 총재는 연준이 약간의 추가적인 긴축을 한 뒤 기준금리를 올해 말까지 이어갈 가능성을 거론했다. 연준 내부의 당초 전망대로 기준금리가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간 뒤(중간값 5.1%) 연말까지 그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볼 수 있다.

연준 위원들의 공개발언은 이번 주에도 이어진다. 4일 콜린스 총재가 재등장하고 5, 6일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와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가 차례로 공개 발언을 한다. 불러드 총재는 올해엔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투표권을 반납했지만 여전히 연준 내 강성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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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번 주에 증시가 주목해야 할 변수 목록에는 오는 7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3월 고용보고서가 포함돼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분석을 토대로 예측한 바에 의하면 3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증가폭은 23만5000명이다. 전월 증가폭 31만1000명에 비해 축소된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만명대 증가폭은 미국의 고용 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수치로 평가된다. 고용시장의 장기 안정세는 연준으로 하여금 고물가 지속 가능성을 우려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탄탄한 고용시장이 임금을 올리고, 고임금이 다시 물가를 자극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1분기 어닝시즌이 오는 7일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와 함께 시작된다는 점도 증시가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실적발표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시장 분위기는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IBK투자증권은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이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을 제시했다. 전망된 영업이익 손실폭은 4조4000억원 이상이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중요한 것은 발표 내용을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부진한 1분기 실적 발표가 턴어라운드(업황 전환)의 신호일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3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8.95포인트(0.36%) 오른 2485.81로 개장한 뒤 2400대 후반에서 등락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코스피는 결국 전장 대비 4.52포인트(0.18%) 내린 2472.34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편 이번 주 마지막 날인 7일 뉴욕증시는 ‘성 금요일’을 이유로 휴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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