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스피지수가 모처럼 2500선을 넘기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더니 두 주째를 버티지 못한 채 다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다. 대기하던 차익실현 매물이 간간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원인이다. 그 바람에 지난 한 주간 코스피 지수는 1.05% 하락했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주 투자자들이 먼저 주목할 것은 본격적으로 쏟아져나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다. 뉴욕증시에서도 주요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다수 예정돼 있다. 어닝 시즌은 사실상 이제부터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와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이 줄지어 실적을 쏟아낸다.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고돼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바이오젠, 제너럴 일렉트릭, 제너럴 모터스 등이, 26일엔 메타 플랫폼과 보잉 등이, 그 다음날엔 아마존과 인텔, 마스터카드, 캐터필러 등이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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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에서는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뉴욕증시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이 특히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지 여부에 따라 투자 심리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알파벳과 메타, 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뉴욕증시뿐 아니라 세계증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지닌다.

일단 월가 전문가들은 뉴욕증시의 빅테크 기업들이 전년보다 줄어든 실적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관전포인트는 전망치에 부합하는지 여부다. 뉴욕증시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긴축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1분기 중 강세를 보였다. 따라서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게 나온다면 이들 기업들의 주가에 거품이 묻어 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시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배터리 쏠림 현상이 심화돼 있기 때문에 관련 기업의 실적에 따라 지수가 크게 움직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주에 관심을 둘 기타 주요 변수로는 27일과 28일 연이어 발표될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과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꼽을 수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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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1분기의 미국 GDP 성장률(전기 대비 연율, 속보치)이 1.8%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2.6%였다. 현재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미국의 경기가 경착륙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반면 물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 분위기는 연준 위원들의 연이은 공개발언을 통해 확인됐다.

WSJ가 전망하는 미국의 3월 PCE 가격지수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4.5%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을 것으로 전망됐다. WSJ의 상승률 전망치는 한 달 전 발표된 지표와 비슷하거나 소폭 축소된 수준이다. 연준이 특히 선호하는 PCE 물가가 이런 흐름을 보인다면 기존의 긴축기조에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에 공개되는 미국 GDP와 PCE 물가는 다음 달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회의 때 참고자료로 적극 활용된다는 점에서 중요성을 갖는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가늠해볼 위원들의 공개연설은 다음달 4일까지 들을 수 없게 됐다. 지난 주말부터 연준이 설정한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시장의 대체적 예측은 연준이 이번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것이라는데 모아져 있다. 전문가들은 대개 미 기준금리가 5.00~5.25%로 올라간 뒤 연말부터 내려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준의 기준금리 상단이 5.75%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연말에 ‘피벗’(정책방향 전환)이 단행될 가능성을 부인하는 의견도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만약 연내 피벗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해진다면 시장은 다시 한 번 출렁일 가능성이 커진다. 다수 전문가들은 연내 피벗에 대한 기대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런 까닭에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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