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5월 증시가 1일 근로자의 날 휴장 다음날부터 개장된다. 대체적 전망은 흐릿한 편이다. ‘5월엔 팔아라’는 격언도 부담스러운 판에 증시환경 자체가 그리 밝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경우 주요 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데다 주가조작 의구심을 키우는 사건까지 더해져 분위가 더 냉랭해졌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그러지 않아도 지속 상승에 대한 경계심리가 발동된 탓에 불안한 흐름을 보여왔다.

대외 환경도 좋다고만은 할 수 없다. 가장 묵직한 변수라 할 연준의 긴축 기조부터가 시장의 희망과 달리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내 기조 변화(피벗)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한결 약화됐다는 의미다.

이번 주를 포함해 향후 국내외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당장의 이벤트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다. 시장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의 보다 큰 관심은 이미 다음달 13~14일 열리는 FOMC 회의로 넘어가 있다. 이때 추가 인상을 단행할지가 가장 뜨거운 투자자들의 관심사라 할 수 있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시장의 전망은 서서히 변하고 있다. 연준이 6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는 점이 변화의 핵심이다. 아직은 동결에 대한 전망이 우세한 편이지만 그 확률은 날로 낮아지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만약 연준이 이번 주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6월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다면 연내 기조 변화는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수 있다.

연내 피벗 가능성을 낮추는 가장 큰 요인은 최근 전개되고 있는 미국의 물가 흐름이다. 요는 고물가 현상이 예상 외로 끈끈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근원CPI 상승률이 모두 5%대를 기록했고, 물가지표 중에서도 연준이 가장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같은 달 4.6%를 기록했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 2%를 배 이상 초과하는 수준이다.

향후 기조 변화 가능성을 암시할 단서는 오는 3일 FOMC 회의 종료 후 발표되는 연준성명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최종금리 수준과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가늠할 메시지가 담길지 모른다는 얘기다. 기대와 달리 연준성명이 이전처럼 목표금리를 강조하며 “아직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는 식의 표현을 담게 된다면 시장은 또 한 번 실망감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UPI/연합뉴스]
[사진 = UPI/연합뉴스]

이번 주 FOMC 회의 직후 펼쳐질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공개발언도 관심을 둘 만한 사안이다. 블랙아웃 해제 첫날인 5일 발언에 나서는 불러드 총재는 연준 내 매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런 만큼 같은 날 연설에 나서는 리사 쿡 연준 이사의 발언 내용도 함께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주 후반 연이어 나오는 미국의 고용 관련 자료도 눈여겨볼 대상이다. 3일 나오는 민간고용보고서와 5일의 노동부 비농업부문 고용보고서가 그것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동부 집계 4월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이 18만명으로 둔화될 것이라 예상했다. 전달 증가폭은 23만6000명이었다. 고용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연준이 물가지표와 함께 면밀히 관찰하는 대상이다.

고용 감소가 추세화된다면 연준이 고금리를 고집할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 반면 그 정도가 심할 경우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하는 기류가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미국의 고용 상황은 아직 안정적이란 평을 듣고 있다. 더구나 지금까지 발표된 뉴욕증시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은 경기침체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을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두어야 할 또 다른 요소는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발 금융불안이 원만히 해소될지 여부다. 최근 퍼스트 리퍼블릭이 뱅크론에 시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는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널리 퍼졌다. 시장 분위기는 진행 중인 퍼스트 리퍼블릭 인수전이 무사히 종료되느냐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현재 퍼스트 리퍼블릭 인수전에는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도 뛰어들었다. 은행업계 2위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종 입찰의향서 제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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