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유정환 기자] 최근 게임업계에서 메타버스 산업 관련 투자와 개발 소식들이 전해져 다소 주춤한 메타버스 키워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뜨거운 화제성을 보였으나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다른 산업계에선 메타버스를 놓아버리는 움직임을 드러내 게임업계 속 메타버스 현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메타버스란 가상 또는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가능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을 뛰어넘는 개념으로 가상현실에서 아바타를 이용해 현실과 비슷한 활동이 가능하단 특징을 갖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이 사회적으로 이슈됐을 때 가상화폐 열풍과 시기적으로 겹쳐 더욱 화제성을 얻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상화폐 ‘테라·루나 급락 사태’가 벌어져 가상화폐 신뢰도가 크게 저하됐고 이는 메타버스 산업 축소로 이어졌다. 애초에 메타버스는 대중들에게 산업 자체의 가능성보단 가상화폐와 더불어 새로운 투자 종목으로 주목받고 받아들여진 경향이 컸기 때문이다. 즉 흥망성쇠를 같이 한 셈이다. 이와 같은 가상화폐 열풍과 코로나 비대면 전환이란 순풍을 타고 활력과 관심이 불어넣어졌던 메타버스. 현재 그 두 가지 조건이 모두 없어진 지금, 산업계 전반에 불었던 메타버스 열풍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우선 투자 성격이 가장 강했던 분야가 타격이 컸다. 이전에 메타버스 키워드가 유명세를 갖기 시작하자 가상부동산 플랫폼에선 가상세계 토지 매매 기능을 제공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었지만 메타버스 열풍이 사그라지자 토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메타버스 토지 매매 추적 사이트 위메타(WeMeta)에 따르면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 토지 시세가 불과 1년 전 대비 약 90%까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강 흐름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이어졌다. 글로벌 콘텐츠 기업 ‘월트디즈니’는 지난 3월 메타버스 전략 개발 부서를 해체했다. 또한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에선 최근 메타버스 소셜미디어(SNS) 앱 ‘알트스페이스VR’ 서비스를 중단한 것에 이어 메타버스 사업 주력을 위해 사명까지 바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도 최근 주력 사업을 메타버스에서 인공지능(AI)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 픽사베이]
[이미지 = 픽사베이]

이같이 비관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가 메타버스 산업 개발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메타버스 개발 능력에 있어서 이미 강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메타버스를 게임의 시각으로 보면 여러 사람이 하나의 가상현실에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해 그 안에서 개별적인 활동을 하는 것인데 게임사에선 다중접속게임을 할 때 수없이 많은 사람이 하나의 메인 서버에 연결되는 것을 컨트롤하고 운영해본 경험이 있고 구동하기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만들어 온 산업군”이라며 “접근 자체가 다른 산업군보다 쉬워 환경적인 이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본지 취재진에게 메타버스 방향성에 대해 “메타버스는 게임융합기술인 게이미피케이션 기반에 구축된 가상현실을 조금 더 풍부하고 고도화시킨 개념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아직 국내에선 게임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분위기가 있어 기업들이 메타버스가 게임을 기반으로 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자 한계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참에 게임에 대한 규제나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버리기만 한다면 메타버스는 게임과 같은 맥락에서 상호작용하면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적과는 별개로 가능성을 보고 가져간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가 메타버스 개발을 두고 한 말이다. 이제 메타버스 본질의 가능성에 투자하는 이들만이 남았다. 이들이 어떤 결과물을 가져올지 혹시 그것이 새로운 시대일지, 단순히 서비스의 연장선일지는 그 과정을 함께하면서 지켜보면 될 일이다.

◇ 식어버린 메타버스에 활력 불어넣는 게임업계

우선 메타버스 인프라스트럭처로 설계되고 있는 ‘컴투버스’의 실제 가상 오피스 모습이 지난달 19일 최초 공개됐다. 컴투스(대표 이주환) 계열사 메타버스 전문기업 컴투버스(대표 이경일)는 올해 2분기 상용화 예정인 컴투버스의 실제 가상 오피스 모습을 담은 시연 비주얼 영상을 유튜브로 선보였다.

컴투버스는 고도화된 메타버스 오피스 환경 구축을 위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 셀바스AI 등 20여 개의 여러 분야 기업과 기술 및 사업을 협업하고 있다. 이번 영상을 통해 공개한 가상 오피스는 올해 초 개발을 완료해 현재 세부 디자인 퀄리티 및 사용감을 끌어올려 2분기 중 오피스 상용화에 돌입한다. 이후 3분기엔 프라이빗 토지 분양을 비롯한 컨벤션센터 등 MICE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내년 상반기 여러 파트너사의 메타버스 서비스로 확대할 예정이다.

컴투버스가 공개한 실제 가상 오피스 비주얼 영상. [이미지 = 컴투스 제공]
컴투버스가 공개한 실제 가상 오피스 비주얼 영상. [이미지 = 컴투스 제공]

컴투버스 이경일 대표는 “컴투버스는 법인 출범 1년 만에 상용 버전의 첫 서비스를 앞둘 정도로 메타버스 서비스에 대한 기획과 개발을 집중력 있게 진행해 왔다, 또한 설립 시점 대비 5배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하나금융그룹, 교보문고, 교원그룹, SK네트웍스 등으로부터 16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앞으로도 여러 산업 분야의 유력 기업들과 투자 및 파트너십으로 강력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은 네이버제트(공동대표 김대욱, 김창욱)와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에 나선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웹 3.0에 기반한 메타버스 프로젝트 ‘미글루(Migaloo)’를 추진해왔고 연내 메타버스 출시를 목표로 본격적인 개발과 서비스를 위해 이번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미글루’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저작물을 창작하면 이용자들이 해당 저작물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방식의 C2E(Create-to-Earn) 시스템을 채택했다. 저작물 거래는 NFT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산을 받을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해 거래와 정산의 투명성을 높였다.

프로젝트 '미글루' 월드 콘셉트 아트. [이미지 = 크래프톤 제공]
프로젝트 '미글루' 월드 콘셉트 아트. [이미지 = 크래프톤 제공]

합작회사에서 크래프톤은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해 크리에이터의 창작을 위한 샌드박스 툴과 블록체인 시스템 등의 개발을 담당하고, 네이버제트는 서비스 기획과 파트너십 확보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PUBG: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글로벌 게임을 개발 운영해 온 크래프톤의 노하우와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기반의 메타버스 ‘제페토’를 개발 운영해온 네이버제트의 노하우로 시너지를 이끌어낸다는 목표다.

박형철 크래프톤 프로젝트 미글루 실장은 “오랜 고민 끝에 매력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메타버스의 핵심 서비스와 구체적인 모델을 명확하게 정의해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성공 경험이 풍부한 양사가 의기투합한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넥슨(대표 이정헌)은 서울시 강남구(구청장 조성명)로부터 ‘과학의 날’을 기념해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활용해 지역사회 창의적 미래인재 양성에 기여한 공로로 감사장을 받았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이미지 = 넥슨 제공]
[이미지 = 넥슨 제공]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넥슨의 대표 IP 메이플스토리 리소스를 활용한 창작 플랫폼으로 누구나 손쉽게 나만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꾸미기 모드부터 고난도 개발이 가능한 프로 모드를 지원하는 등 자유도 높은 제작 환경을 갖추고 있어 맞춤형 4차 산업 교육이 가능하다.

넥슨과 강남구는 지난해 업무협약 체결을 시작으로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활용한 교육 사업 협력을 진행해왔다. 넥슨은 디지털 미래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된 ‘강남미래교육센터’를 ‘메이플스토리 월드’에 구현했다. 또한 강남구 관내 5개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10월부터 2달간 환경문제를 주제로 메타버스 ‘월드’를 제작하는 교육 프로그램 ‘메타버스 타고 그린 플래닛으로!’를 시범 운영해 참여 학생 1183명 중 92%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종료한 바 있다.

[사진 = KT 제공]
[사진 = KT 제공]

메타버스 게임 ‘포트나이트’로 유명한 언리얼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 코리아’는 지난달 26일 K-디지털트윈 워킹그룹을 출범했다고 밝혔다. 이는 에픽게임즈코리아와 KT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메가존클라우드, DL이앤씨,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 모빌테크, 빗썸메타, 삼우이머션, 스타랩스, 어도비코리아, 이지스, 자이언트스텝, 클로버추얼패션, 하이브IM, 홍익대학교, ETRI, OGN, TCAG 등 19개 기업·기관·대학이 참여한다.

K-디지털트윈 워킹그룹 출범은 ▲디지털트윈 활용 분야 개척 ▲산업 표준 형성▲국내 생태계 구축에 목표를 두고 이를 위해 산업 도메인별로 건설 국토·유통 커머스·게임 메타버스 3개의 디지털트윈 그룹을 운영한다. DT별 리더를 선임해 그룹 내 파트너사들과 다양한 협업 사례를 만들어 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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