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국내 증시가 뉴욕증시와 함께 지난주까지 단기 랠리를 이어갔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랠리가 이어졌지만 변동성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는 점이 그 배경이다. 랠리를 주도한 것이 기술주와 경기순환주 등인데 이들 주식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나 경기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변동성 확대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이번 주 14일 오전(이하 현지시간)에 종료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다. 이날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한다.

시장의 컨센서스는 기준금리 동결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이 이번 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5.00~5.25%를 유지할 확률은 12일 현재 73%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5.25~5.50%로 한 단계 상승할 확률은 27% 정도다. 주목할 점은 최근 한 달 사이 기준금리 동결 확률이 2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을 점치는 의견은 그만큼 확산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 = 연합뉴스]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 = 연합뉴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 달엔 기준금리를 동결하되 다음 달 회의에서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일각에선 연준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7월 FOMC 회의를 건너뛰면서 9월 회의까지 상황을 지켜보려 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양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대세는 이달 동결, 다음 달 0.25%포인트 인상 쪽이다. 이런 전망은 골드만삭스와 캐피털이코노믹스, BNP파리바, BMO캐피털 등으로부터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의 인식은 오는 14일 기준금리와 동시에 공개될 점도표를 통해 제시된다. 이날 공개되는 점도표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가 이번 FOMC 회의 결과를 기다리는 이들의 실질적 관심사라 할 수도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3월 공개된 점도표상의 올해 기준금리 평균 전망치(중간값 5.1%)에 변화가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다.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연준 위원들의 올해 말 기준금리 평균 전망치가 3월보다 0.25%포인트 올라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연준 위원들은 FOMC 회의에 임하면서 첫날 오전(워싱턴 시간 오전 8시 30분)에 발표되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특히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취합한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달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4.0%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달 전의 0.4%, 4.9%에 비하면 상승률이 눈에 띄게 낮아졌을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전망치들이다.

다만,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CPI 상승률이 전월 대비 0.4%, 1년 전 대비 5.3%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은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수준 자체가 여전히 높은데다 전달(각각 0.4%, 5.5%)에 비해 상승률이 크게 둔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그 이유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향후 물가 전망도 낙관적이지 못하다. 올 여름·가을에 강력한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면서 홍수와 폭염이 반복돼 세계적으로 농작물 피해가 심각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고, 엎친 데 덮치듯 우크라이나 댐이 붕괴돼 광활한 곡창지대가 침수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물가가 매우 느리게 하락함에 따라 주요국들이 다시 긴축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 주요국 가운데 가장 먼저 기준금리 동결(당시 4.50%)에 나섬으로써 금리 정점론에 힘을 보탰던 캐나다은행(BOC)이 지난 주 석 달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BOC의 긴축 강화는 앞서 호주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거푸 올린 것과 함께 연준의 긴축 의지를 새삼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번에 ‘매파적 동결’ 조치를 취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추후 인상 가능성을 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관련 신호는 이번 FOMC 회의 직후 발표될 연준 성명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 점도표 등을 통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FOMC를 전후해 설정된 블랙아웃이 해제되는 첫날(16일) 가장 먼저 공개 연설에 나서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통화정책과 관련해 어떤 말을 할지도 주목된다.

한편 12일 코스피시장은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심이 발동되면서 지수가 전장보다 하락한 채 마무리됐다. 지수는 전장 대비 6.33포인트(0.24%) 오른 2647.49에 개장했지만 곧바로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더니 결국은 전장 대비 11.81포인트(0.45%) 내려가 2629.35에 머물렀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