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스피가 2개월여 동안 2600선을 확실히 돌파하지 못한 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한 주 동안엔 2600선마저 다시 무너졌다. 지난 11일 종가는 전주 대비 0.44% 하락한 2591.26이었다.

2600선을 오르내리는 지수 흐름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지수를 박스권에 가두어두고 있는 요인은 상존하는 미국의 기준금리 상승 압력과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 부진 등이다. 대내에서 불거진 테마주 거품 논란도 코스피지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 압력은 아직 진행형이다. 금리 인하의 전제조건인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7월에 3.2% 상승률을 기록해 하향 흐름이 상승 반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7월 근원CPI는 1년 전보다 4.7%나 올랐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물가 재상승에 대한 우려는 미국 내 소비가 탄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데 기인한다. 다만 최근 들어 임금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는 점이 기준금리 상승 우려를 일부 상쇄시키는 작용을 해주고 있다.

이런 가운데 1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7월 소매판매가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미국인들의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로서는 기준금리 동결 신호를 내놓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 활성화는 디스인플레이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소비지표가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예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지표상 소비가 탄탄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금리 인상 압박이 커지겠지만 이는 미국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을 재확인하는 신호로 이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소매판매는 지난달보다 0.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달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0.2%였다. 최근의 미국 내 소비 호조는 고용시장이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과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핵심은 연준의 향후 기준금리 결정인데 이를 가늠케 할 자료인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7월 소매판매 발표일 하루 뒤인 16일 공개된다. 연준은 7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당시 연준은 성명을 통해 인플레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경제전망과 관련해 들어오는 정보의 의미를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라이브 미팅’을 강조하며 그때그때 지표 상황에 따라 금리 수준을 정하겠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연준이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는 다음 달 초 나오는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중요한 작용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6~7월을 거치며 상승 반전한 전년 동기 대비 CPI 상승률이 다시 꺾인다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끝날 것이란 인식이 팽배해질 수 있다.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8월 CPI는 9월 FOMC 일주일 전쯤인 다음달 13일 발표된다.

8월 CPI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는 미국의 주거비 및 유가 동향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유가 상승세가 확연해진 점이 물가지수에 어떻게 작용했을 지가 관건이라 할 수 있다.

지난주 11일 발표된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전년 동기 대비 0.8%, 전월 대비 0.3%)이었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이 해소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해준다.

한편 14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75포인트(0.18%) 내린 2586.51로 개장한 뒤 잠시 상승하는 듯하더니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종국엔 전장 대비 20.39포인트(0.79%) 하락한 2570.87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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