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이번 주는 추석 연휴를 앞둔 데다 영업일수마저 짧아 증시가 관망 분위기를 유지할 것 같다.
지난주 코스피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매파적 입장이 공개된 이후부터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 바람에 어렵사리 돌파했던 지수 2600선을 회복하기는커녕 2500대 고수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맞게 됐다. 주간 하락폭은 100포인트에 가까웠고, 하락률도 3.58%로 비교적 큰 편이었다.
분위기 변화를 촉발한 것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종료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였다. 당일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연준은 성명 등을 통해 한층 강화된 매파적 성향을 드러냈다. 요지는 연준 최종금리 수준이 당초의 시장 기대치였던 5.25~5.50%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가고 고금리 지속 기간도 연장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주 연준이 새로 공개한 점도표 내용이 현실화된다면 미국 기준금리는 올해 말 5.50~5.75%로 한 단계 더 상승한 뒤 내년 말엔 5.00~5.25%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연준 성명의 여진으로 국내외 증시의 키워드는 단번에 ‘고금리’로 바뀌었다. 분위기 변화 탓에 전문가들은 한동안 성장주와 기술주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고금리 환경에서는 이들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대신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가치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다.
하지만 보유 주식 재분배 움직임은 비교적 긴 추석 연휴로 인해 잠시 미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고금리 이슈 외에 당장 눈여겨보아야 할 변수로는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셧다운(업무 정지) 위기가 거론된다. 미 연방정부의 회계연도는 매년 10월 1일 시작되는데, 2024회계연도 시작을 며칠 앞둔 24일 현재까지도 의회에서 예산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엿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매년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 1일 이전에 의회로부터 예산안을 승인받아야 한다. 하지만 여·야 간 이견으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가 업무를 중단하는 ‘셧다운’이 현실화될 수 있다.
그 경우 주요 경제지표 생산이 중단돼 미국 경제는 깜깜이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연준도 적절한 통화정책을 구사할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을 만나게 된다. 이는 금융시장 전반에 혼란을 일으키고, 불확실성을 극도로 싫어하는 증시에도 치명타를 가하기 마련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셧다운에 대한 공포감이 고조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예산안 합의를 둘러싼 미 정치권 대립이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는 점이 사태에 대한 민감성을 약화시켜준 측면이 있는 듯하다. 야당인 공화당은 임시방편으로 한 달짜리 임시예산안 운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주엔 연준이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발표된다. 29일 발표되는 8월 PCE 가격지수 상승률은 전월비 0.5%, 전년 동기 대비 3.5%로 전달보다 조금씩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연준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8월 근원PCE 물가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지난 달(4.2%)보다 다소 낮아졌을 것으로 전망됐다. 8월 근원PCE 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전달(0.2%)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줄줄이 이어질 연준 관계자들의 공개 발언도 주목해야 할 변수들이다. 이번 주에 발언대에 오를 인사 중엔 제롬 파월 연준 의장(28일)도 포함돼 있다.
2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03포인트(0.16%) 내린 2504.10에 개장한 뒤 대체로 약보합세를 보였다. 종가는 전장보다 12.37포인트(0.49%) 내린 2495.76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