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 주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강화 분위기에 휩쓸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연준이 지난달 20일(이하 현지시간) 끝난 9월 통화정책 회의를 계기로 긴축의 고삐를 더욱 조이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주가가 약세를 나타낸 것이다.

약세를 드러낸 건 주가뿐이 아니었다. 채권과 원화 등이 동시에 가치 하락을 보이는, 소위 ‘트리플 약세’ 현상이 국내 금융시장 전반을 지배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고, 그 여파로 달러화가 더 강해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지난 주 코스피는 추석 연휴 직전인 27일 전주 종가보다 43.06포인트(1.72%) 하락한 2465.07로 거래를 마쳤다.

주가 약세는 미국 정치 상황과도 일정 정도 맞물려 있었다. ‘셧다운’이 미국 정치권의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정치·경제적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됐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 것이 주가 하락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았다.

뉴욕증시의 트레이더들. [ 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욕증시의 트레이더들. [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를 의미하는 ‘셧다운’은 연준의 정상적 통화정책 운용을 방해할 것이란 우려를 낳기도 했다.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강제 휴직에 들어가면 통화정책 운용의 기반이 되는 주요 경제지표가 생산되지 못하는 상황이 초래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새 회계연도 시작 직전인 지난달 30일 미 의회가 임시예산안을 승인함으로써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가까스로 ‘셧다운’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이날 미 의회는 우여곡절 끝에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승인했다.

그래도 주목해야 할 점은 셧다운 위기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임시예산안 의회 가결로 미 행정부가 45일간 시간을 벌었지만, 예산안을 둘러싼 미 정부와 공화당 우파 간 갈등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다.

‘셧다운’ 모면으로 미 노동부는 예정대로 오는 6일 고용보고서를 발표할 수 있게 됐다. 노동부의 9월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이달 31일~11월 1일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될 게 확실하다. 그 바람에 ‘셧다운’ 위기시 중요한 역할을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민간 발행 ADP고용보고서(4일 발표)에 대한 관심은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동향은 임금 및 소비 동향과 함께 연준이 통화정책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게 살피는 요소다. 고용과 임금의 상승세, 소비가 일정 정도 둔화돼야 인플레이션이 감소되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적으로 운용될 수 있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사진 =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9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7만명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달 증가폭(18만7000명)보다 다소 줄어든 수치에 해당된다. 9월 실업률은 전달(3.8%)보다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종합하면 지난달 중 미국의 고용동향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6일 발표될 고용지표가 이 전망에 부합하는 결과를 보인다면 고용 요소는 연준의 스탠스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된다.

연준의 향후 움직임을 유추하기 위해서는 FOMC 위원들의 공개발언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번 주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이상 3일), 미셸 보먼 연준 이사(4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6일) 등이 차례로 공개연설에 나선다.

향후 코스피에 영향을 미칠 국내 요인으로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꼽을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기업들의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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