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 한 주 코스피는 짧은 거래일 수에도 불구하고 50포인트 이상을 반납한 채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들이 매도에 보다 적극성을 보인 것이 표면적 원인이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는 갑작스러운 게 아니었지만 특히 지난 주 3거래일 동안엔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추석 연휴 직후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1조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그 바람에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코스피 종가는 연휴 직전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27일에 비해 56.34포인트(2.29%) 하락한 2408.73을 기록했다.

외국인 자금의 이탈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5%를 넘보며 16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것과 연관돼 있었다. 미 국채 금리가 근래 보기 드문 수준으로 치솟자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는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이탈로 이어졌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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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데는 지난 6일 발표된 미국 노동통계국의 고용보고서도 크게 한몫을 했다. 고용상황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설 정도로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곧 열릴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란 우려가 되살아난 것이다.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이달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이틀에 걸쳐 열린다.

지난 주 미국 노동부는 9월 중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폭이 33만6000명이라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이 예상한 9월 신규 고용은 17만명이었다. 결국 9월 고용보고서는 시장의 예측이 비교적 크게 빗나갔을 만큼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고용 시장의 견고함은 향후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예고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

그중 다행인 점은 9월의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둔화 조짐을 보였다는 사실이었다. 집계된 9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2%, 1년 전보다는 4.2% 증가한 수준이었다. 전년 대비 임금 상승률 4.2%는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았고, 월가의 예상에도 못 미치는 것이었다.

국채금리 상승과 미국의 고용지표가 안겨준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한 증시는 이제 새로운 변수가 가져다줄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 대상은 12일 발표되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그래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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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가 전문가 의견을 인용해 전한 9월 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6%다. 이들 전망치는 전달의 0.6%, 3.7%보다 둔화된 수준이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CPI 상승률 전망치는 전월비 0.3%, 전년비 4.1%다.

시장의 전망치대로 결과가 나와 준다면 증시엔 한층 안정된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주목할 이번 주 이벤트는 9월 FOMC 의사록 공개다. 공개 일자는 9월 FOMC 회의가 끝난 지 3주째 되는 11일이다. 이 의사록에 담긴 FOMC 위원들의 대화 내용은 차기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번 주엔 FOMC 위원들의 공개발언에도 특별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주엔 절반에 가까운 위원들이 대거 발언대에 선다.

지난주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공개발언을 통해 최근의 미국 채권금리 상승이 연준의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과 맞먹는 효과를 냈다는 취지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미 국채금리 상승이 나름대로 시장에 긴축 효과를 가져다주었다는 해석을 제시한 것이다. 연준이 굳이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말로 이해될 수 있는 발언이었다.

이런 인식이 연준 내부에서 확산된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지지세가 한결 약화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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