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가격 인상’, 기업과 소비자 간에 존재하는 가장 첨예한 이슈 중 하나다.

무엇보다 최근엔 주류 가격 인상 문제로 관련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시장 점유율 1위 카스를 보유한 오비맥주는 이달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이는 작년 3월 이후 1년 7개월 만의 가격 인상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본지에 “환율 불안 속 수입에 의존하는 원부자재 가격, 국제 유가 급등으로 물류비 상승 등의 요인이 있어 불가피하게 가격 조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맥주는 원재료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맥아와 홉의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주류다.

서울 모처 편의점의 주류 코너 일부 [사진 = 정유진 기자]
서울 모처 편의점의 주류 코너 일부 [사진 = 정유진 기자]

거기에 최근 발발한 이·팔 전쟁(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장기전이 되면 이러한 요인의 여파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다만 소비자 부담을 덜기 위해 인기 제품인 카스 캔(500㎖) 가격은 종전 가격이 유지된다는 전언이다.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등 타 주류업체의 경우 현재로선 제품가 인상 계획이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지만, 가격 인상 요인은 업계 전반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추후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특히 이번 출고가 인상은 소비자가 식당이나 주점에서 사 먹는 맥주 가격의 인상과도 일맥상통한다. 주류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엔 도매업자가 존재하는데, 도매업자가 마진율을 얼마로 책정하든 이는 결국 출고가와 비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선 주류 제품의 공장 출고가가 오르면 일선 판매가는 최대 1000원까지 인상된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통상 최종 판매가는 전기료, 가스비, 인건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책정되기 마련이다. 그중 전기요금의 경우 정·재계 안팎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지 오래다. 한국전력공사 관계자는 나이스경제 취재진에게 “유연탄, 원유 등 가격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을 정부에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부처 협의를 거쳐 가격 동결이나 인상, 어느 쪽으로 최종 결정이 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 8월 기준 102.6을 기록했다. 전년도 8월 수치인 108.2와 비교하면 5.2% 하락했다. 코로나19가 휩쓸었던 2020년 3월(-7.1%)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중 음식점 포함 소매판매액 지수(불변지수) 또한 5.1% 크게 하락했다. 이에 내수 소비가 영 맥을 못 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소매판매액 지수는 소비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전문소매점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의 매월 판매금액을 조사해 작성하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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