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하림 기자] 대표 부친상 직원 동원 논란 등으로 입방아에 오른 공영홈쇼핑이 이번에는 ‘관리 소홀’ 지적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공영홈쇼핑이 판매한 1등급 한우 불고기 상품에 젖소가 섞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영홈쇼핑은 이전에도 ‘짝퉁’ 의심 의류들을 납품받아 판매해 논란이 인 바 있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명호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최근 공영홈쇼핑에서 1등급 한우 불고기로 판매된 상품 일부에 젖소고기가 섞여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상품은 2년 반 동안 97회 방송을 거쳐 25만개 넘게 팔린 공영홈쇼핑 인기 상품이었다. 제조업체는 냉동 소고기를 해동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젖소고기 50kg이 섞였다고 해명했다.

[사진 = 권명호 의원실 제공]
[사진 = 권명호 의원실 제공]

공영홈쇼핑은 공인기관의 DNA 검사결과를 받은 뒤 곧바로 방송을 중단하고 제조업체에 발생원인 및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했다. 문제는 공영홈쇼핑이 한 달이 넘도록 소비자에게 이를 공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젖소고기가 섞인 날 만든 제품 중 이미 소비자에게 팔린 것은 1만3000개에 이른다. 공영홈쇼핑은 경위 파악과 후속 조치를 준비하다 늦었다며 8월 28일~9월 5일 판매 제품에 대한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제조업체는 공영홈쇼핑의 ‘밀어주기’ 의혹도 받고 있다. 2020년 1월~2022년 9월 공영홈쇼핑 가공축산분야 방송편성 2771건 중 해당 제조업체가 590건, 해당 제조업체와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가 519건을 배정받았다. 이는 절반에 가까운 비중으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홍정민 의원(민주당)도 지적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해당 제조업체 대표가 지난해 7월 공영홈쇼핑 직원을 폭행한 것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빚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공영홈쇼핑의 ‘관리 소홀’ 지적이 나오는 것이 하루이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달 초에는 공영홈쇼핑이 유명 패션 브랜드의 위조 의심 상품을 납품받아 판매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4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이 지난해 5월부터 외부업체를 통해 점검한 결과 프라다, 구찌, 뉴발란스, 크록스, 나이키 등 유명 브랜드 상품을 위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상품 419건이 유통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 구자근 의원실 제공]
[사진 = 구자근 의원실 제공]

공영홈쇼핑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해 지난해 10월부터 AI 솔루션 기반 위조상품예방시스템을 도입해 위조 상품을 걸러내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위조 상품이 적발돼도 판매 중지 처리만 할 뿐, 위조 상품 납품업체와 계약을 해지하는 등의 강경 조치는 취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조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해당 사실을 고지하지도 않고 있다.

구자근 의원은 “공공기관인 공영홈쇼핑을 믿고 구입한 소비자들이 위조 상품으로 인한 피해를 보고 있지만, 판매 중지 처리에만 그치고 있는 만큼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영홈쇼핑 임직원들이 법인카드를 남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용민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에 배정된 업무추진비는 6억2000만원으로, 공영홈쇼핑(직원 수 340명)과 임직원 수가 비슷한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공단(직원 수 297명)의 44배에 이른다. 공영홈쇼핑 임직원들이 업무추진비를 소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29~30일 사용한 법인카드 금액은 2000만원이었다.

공영홈쇼핑의 한 상임감사는 2021년 3월 취임 후 1년 반 동안 5387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관해 지난달 2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한무경 의원(국민의힘)은 조성호 대표이사가 1403만원, 2021년 11월 취임한 사내이사가 2795만원, 지난해 11월 취임한 사내이사가 967만원을 사용한 것에 비해 과도한 양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해당 상임감사가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공영홈쇼핑을 둘러싼 숱한 논란들에 관해, 권명호 의원실 관계자는 나이스경제와 통화에서 “제대로 된 감사와 책임자들의 문책을 통해 소상공인 지원 목적으로 만들어진 공영홈쇼핑이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본지는 공영홈쇼핑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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