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성훈 기자] 수협 임직원들이 평일에도 골프장을 들락날락한 것이 드러나 눈총을 받고 있다. 공적자금을 조기 상환하며 어민 지원에 힘쓰겠다던 수협의 이런 모습에 비판이 이어졌다.

최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수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수협은행 보유 골프회원권 이용 현황’에 따르면 2022년 11월 이후 수협은행 지점장·본부장 등 임원들은 총 96회 골프장을 방문했다. 96회 방문 중 주말 이용은 35회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평일에 이용했다. 특히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어민들의 불안이 커진 지난 8월에도 골프장으로 향하는 임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지원받은 공적자금을 21년 만에 조기 상환 완료했다며 어민 지원에 힘 쏟겠다던 모습과는 대비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수협은 1997년 외환 위기로 경영 위기에 봉착해 2001년 정부로부터 1조1581억원의 공적 자금을 지원받았다. 당시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보통주 출자 형태로 자금을 지원받았다. 상환은 주식 매각 등 직접적인 현금 유출 없이 진행했다. 그러나 주식회사가 아닌 수협은 상환을 전제로 자금을 지원받아 매년 현금으로 공적 자금을 상환해왔다. 그 때문에 수익을 수산분야 지원에 쓰기보단 부채를 갚는 데 사용해야 했다.

[사진 = 수협은행 제공/연합뉴스,]
[사진 = 수협은행 제공/연합뉴스,]

수협은 그런 공적 자금을 지난해 11월 조기 상환했다. 이로써 부채를 갚는 데 쓰이던 수익을 수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에 쓸 수 있게 됐다. 수협의 공적 자금 조기 상환이 의미 있게 평가된 이유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우리 수협은행의 수익 내에서는 어업인과 수산업을 도울 수가 없다. 금융지주를 만들어 수익을 내서 많은 어업인에게 배당을 해주고 수익을 봐야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빚을 다 갚은 만큼 금융지주로 변해 어민을 위한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증권, 자산운용, 캐피탈 등 비은행권 신사업을 확대해 그 수익으로 어업인 직접 지원 1000억과 회원조합 경영 지원 1000억 등 지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나이스경제 취재 결과 수협중앙회는 현재 어업인 직접 지원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기자에게 “자회사 중 수협은행이 비은행권 금융회사를 하나 더 인수해야 금융지주를 출범시킬 수 있다”며 “그를 위해 수협은행 미래혁신 추진실에서 비은행권 금융 회사를 탐색중”이라고 말했다.

어업인에 대해 지속적으로 직접 지원을 하려면 수익을 더 많이 내야 하는데 아직 그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 연수원에서 어민들에게 필요한 교육이나 프로그램을 운용하거나 어민 지역축제 사업비를 지원하는 등 간접 지원을 하고 있다고 했다. 급등한 면세유 가격에 멸치 등 어획량 감소, 양식 폐사에 이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까지 4중고에 신음하는 어민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홍문표 의원은 “최근 이상기후와 자원 고갈에 의한 어업 생산량 감소, 연근해 어업 100만t 붕괴 등 어촌 소멸 위기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까지 겹치며 우리 어민들과 수산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어업인들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엄중한 시기에 어업인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인 수협중앙회, 수협은행 임원들의 골프 행각은 어민들을 무시한 행동이나 다름없다. 10만 어민을 대변하는 대표 기관으로서의 모범을 보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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