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빙그레 등 빙과류 제조업체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협의회는 보도자료를 내고 원유가 인상 발표 이후 관련 가공식품 가격이 연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히면서 빙그레와 롯데웰푸드(구 롯데제과)가 원유도 안 들어가는 제품의 가격까지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또 두 기업의 행태가 소비자를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하면서 올린 제품 가격의 인하를 요구했다.

협의회는 “롯데웰푸드가 10월 1일 자로 아이스크림 제품을 최대 25% 인상했고, 빙그레는 10월 6일 자로 메로나를 17.2% 인상했다”며 “아이스크림 가격 인상 배경의 공통점은 원유가 인상”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빙그레 아이스크림 중 국내산 원유를 쓰는 제품은 '투게더', ‘끌레도르’ 등 퍼먹는 아이스크림류다. 이는 홈류 또는 파인트류 아이스크림으로도 분류된다. '메로나'는 혼합탈지분유(수입산)로 만든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협의회는 탈지분유를 사용한 아이스크림류 가격 인상 등을 근거로 내세우며 “원유 가격이 상승했을 때 이를 빌미로 원유를 사용하지 않는 아이스크림에 대해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소비자 부담을 심화시켰다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빙그레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원유가 상승 전인 지난 2월 메로나 가격 인상이 있었던 건 맞지만, 10월 가격을 인상한 빙그레 제품 중에 메로나는 없다”며 “빙그레는 메로나를 비롯한 바 종류 아이스크림에는 탈지분유가 사용되고 있다고 대외적으로 알려온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메로나 등에 원유를 사용한다고 밝힌 적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원유는 2013년 도입된 원유가격연동제에 따라 매년 8월 낙농진흥회에 의해 가격이 책정된다. 올해는 물가안정 차원에서 10월부터 새로운 원유가격이 적용됐다. 해당 업체는 이를 근거로 메로나 가격 인상 시점이 2월이고 원유가는 그 뒤에 결정됐으니 협의회 주장은 시간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동시에 펼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지난 2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일부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빙과류 중엔 ‘스크류바’·‘죠스바’가 기존 500원에서 600원으로, ‘월드콘’· ‘찰떡아이스’· ‘설레임’이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랐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기자에게 “거래처별로 인상된 새 가격이 순차 적용됐을 뿐, 롯데웰푸드가 제품 가격이 인상될 거라 예고한 시점은 올해 2월이 맞다”며 “원유 가격이 올라간 걸 핑계 삼아 롯데웰푸드가 아이스크림 가격을 많이 올렸다는 식의 주장이 저희로서는 당황스럽다. 롯데웰푸드 아이스크림 중에 원유가 들어가는 제품은 극소수이고, 원재료나 포장재값, 인건비, 물류비, 전기·가스 요금 등 제반 경비 상승이 인상 요인이라고 당시 보도자료에도 명시했다. 원유에 대해선 언급조차 한 적 없다”고 부연했다.

빙그레 관계자도 "제품가를 책정하는 데에는 원재료 가격만이 아닌 전기료, 가스비, 인건비, 물류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과정이 수반된다"며 “거기에 더해 원유 가격 변동, 글로벌 이슈 등 정말 다양한 상황이 맞물린 결과 가격 인상이 이뤄진다고 보는 게 맞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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