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하림 기자] 롯데온이 ‘이효리 효과’를 보고 있다. 롯데온은 가수 이효리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후 ‘브랜드 판타지’ 행사 시작 첫 일주일 간(10월 16~22일) 매출이 전년 대비 40%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승부수를 둔 롯데온의 오름세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롯데온은 국내 주요 온라인쇼핑몰 중 후발주자다. 2018년 신설된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는 2년간의 준비를 거쳐 2020년 4월 롯데온을 출범했다. 경쟁업체인 G마켓(2000), 11번가(2008), 쿠팡(2010), SSG닷컴(2018) 등과 비교하면 늦은 시작이다.

선발주자가 업계를 꽉 잡은 상황에서 출사표를 내민 롯데온의 가장 큰 걸림돌은 낮은 인지도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는 지난 6월 온라인 구매 경험이 있는 전국 20~59세 남녀 22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롯데온을 1개월 내 이용한 적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5.2%, 주 이용 플랫폼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1.1%였다. 멤버십 서비스인 ‘롯데오너스’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도 15.0%에 불과했다.

[사진 = 롯데온 제공]
[사진 = 롯데온 제공]

몇 년째 적지 않은 영업손실도 나고 있다. 롯데온 출범 이후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실적은 ▲2020년 매출액 1378억원 영업손실 948억원 ▲2021년 매출액 1082억원 영업손실 1558억원 ▲2022년 매출액 1131억원 영업손실 1558억원 등이다.

롯데온이 이효리를 기용한 것은 이 때문이다. 롯데온은 “이효리는 롯데온의 핵심 서비스인 뷰티·명품·패션의 주요 고객층이 열광하는 모델”이라며 “3040세대 여성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효리 기용은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우선 롯데온의 이름이 이효리의 상업광고 복귀작으로서 수시로 거론됐다. 2000년대 광고계를 휩쓸고 다닌 이효리는 2012년부터 개인 신념을 이유로 상업광고를 고사해왔는데, 최근 다시 상업광고를 시작할 의사를 밝혔다. 그 첫 타자가 롯데온이다.

이효리 복귀로 인한 화제성은 유튜브 조회수로 입증됐다. 지난달 3일 롯데온이 자사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한 광고 선공개 영상의 조회수는 371만회, 지난달 16일 업로드한 정식 광고 영상 조회수는 501만회를 기록했다.

화제성은 매출에 반영됐다. 롯데온에 따르면 ‘브랜드 판타지’ 행사의 첫 일주일 매출액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다. 애플리케이션 방문 고객 및 구매자 수도 두 자릿수 신장했다. 또한 여러 유명 브랜드의 단독 혜택을 선보인 결과 일부 브랜드들은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 매출 대비 6배 이상 높은 매출을 달성했다.

이제 롯데온이 당면한 과제는 이효리로 끌어들인 고객을 어떻게 붙들어둘지다. 유치된 고객을 단골로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회사 운영진의 몫이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전문관 서비스 강화 및 온·오프라인 유통채널 연계를 무기로 내세우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온은 지난해 9월 애플리케이션을 개편하며 그 전면에 패션 전문관, 뷰티 전문관 등을 두었다. 검색 이력 및 구매 패턴을 바탕으로 추천 상품을 보여주는 맞춤 서비스도 강화했다. 롯데마트·롯데백화점 등과 연계하는 온·오프라인 확장성도 롯데온의 장점이다. 이를테면 장보기 난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집 근처의 롯데마트에서 배송이 오는 식이다.

롯데온 관계자는 기자에게 “전문관은 다른 온라인 쇼핑몰들도 운영하고 있지만, 롯데온은 애플리케이션 내 화면 구성과 상품·서비스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면서 “롯데쇼핑 계열사들과 협업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로 더욱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외형 확장에 적극적일수록 적자가 나기 쉽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온라인 유통은 많은 선행 투자를 필요로 하기에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몰들은 적자를 끌어안고 있다.

지난해 주요 온라인 쇼핑몰 실적을 보면 쿠팡은 매출액 26조5917억원에 영업손실 1447억원, 컬리는 매출액 2조372억원에 영업손실 2335억원, SSG닷컴은 매출액 1조7447억원에 영업손실 1112억원이었다. 최근 GS리테일은 아예 GS프레시몰을 없애기로 결정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외형 확장보다는 내실화에 신경쓰는 분위기다.

롯데온 관계자는 “전문관 강화 및 프리미엄 브랜드 유치가 효과를 봐 3분기 연속 영업손실 규모가 줄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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