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하림 기자] 위스키가 ‘대세’다. 7년 연속 국내 주류 출고량이 주는 가운데, 위스키 수입량은 근 2년 사이 60% 이상 늘었다. 2030을 위시한 젊은층이 위스키 트렌드를 이끄는 가운데 유통업체들은 위스키 기획전을 내놓으며 수요 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4월 국세청 집계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주류 출고량은 310만㎘로 전년보다 3.6% 줄었다. 주류 출고량은 2014년(380만8000㎘) 이래 7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맥주 수요 감소가 심상치 않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라거 맥주 판매액은 2018년 1조3327억원에서 2021년 1조1268억원으로 떨어졌다. 국세청도 외국 맥주 수입액이 2018년 3억968만 달러(약 4045억원)에서 2022년 1억9508만 달러(약 2548억원)로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위스키는 날아올랐다. 2021년 1만5662t이던 위스키 수입량은 2022년 2만7038t으로 급상승했고, 지난해는 1~11월만 집계해도 2만8391t에 달했다. 위스키의 인기는 대형마트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10월 이마트의 주류 매출 중 위스키는 전체의 13%를 차지해 수입 맥주(12.9%)를 넘어섰다.

주목할 점은 위스키가 젊은층에 특히 인기가 높다는 것이다. 2022년 기준 이마트에서 위스키를 구입한 고객 중 20~30대 비중은 39.4%에 달했다. 이들은 위스키에 탄산수 등을 넣어 하이볼을 만드는 것을 즐기는데, 덕택에 탄산믹서 매출도 함께 늘었다. 2019년 탄산음료 매출 중 탄산믹서 비중은 2.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8.8%까지 커졌다.

[사진 = GS25 제공]
[사진 = GS25 제공]

젊은층이 맥주보다 증류주를 선호하는 것은 해외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미국 맥주 출하량이 2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조사업체 MRI-시먼스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6개월 내 술을 마신 20대 응답자 중 증류주를 마셨다는 사람은 87%로 맥주(56%)보다 많았다.

젊은층이 위스키를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회식이 줄어들며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이 자리 잡았다고 분석한다. ‘소맥’(소주+맥주)으로 대표되던 회식이 줄어 주류 출고량이 감소했고, 그 대신 집에서 혼자 즐기기 좋은 위스키가 부상했다는 것이다.

위스키의 인기에 유통업체들은 위스키 물량을 확보하고 기획전을 마련하며 수요 잡기에 매진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 1일부터 커티삭, 커티삭프로히비션 2종을 GS25와 주류 스마트오더 플랫폼 와인25플러스를 통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와인25플러스에서 2022년 11월과 지난해 6월 7000병 한정으로 판매한 커티삭프로히비션이 삽시간에 완판되는 등 인기는 이미 증명됐다. 아울러 GS25는 이달 18~29일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성수동의 ‘도어투성수’에서 커티삭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이달 5~6일 양일간 발베니, 맥캘란, 산토리가쿠빈, 짐빔, 싱글톤 등 인기 위스키를 대상으로 최대 40%를 할인하는 특가 행사를 진행한다. 이마트는 그동안 위스키는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었다며, 이번 행사를 위해 4만병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마트 관계자는 기자에게 “최근 20~30대 사이에서 하이볼이 인기를 끌며 저가 위스키를 중심으로 판매량이 늘어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한정 수량으로 공급되는 종류까지 물량을 확보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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