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하림 기자] 요새 온라인 유통업계는 알리익스프레스 때문에 떠들썩하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섰기 때문이다. ‘초저가’를 내세운 중국발 온라인 쇼핑몰은 쿠팡·네이버쇼핑 양강 구도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을까.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시장 공략 본격화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이다. 해외직구를 전문으로 하며, 전 세계 200여개 국가에서 서비스 중이다.

2018년 한국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들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애플리케이션·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애플리케이션 1위를 차지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해 11월 사용자 수는 707만명으로 1월 대비 371만명 증가했다. 지난해 월 평균 사용자 수(486만명)도 쿠팡, 11번가, G마켓에 이은 4위를 기록했다.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사진 = 연합뉴스 제공]

알리익스프레스의 인기 비결은 낮은 가격이다. 단적인 예시로, 지난해 3월 알리익스프레스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5만원 룩북’을 주제로 패션쇼를 선보였다. 5만원 룩북이란 모델이 입은 옷, 액세서리, 신발값을 전부 더해도 5만원대라는 뜻이다. 중국 제조공장에서 바로 물건을 가져와 유통사 마진을 최소화했기에 가능한 가격이다.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투자한 것도 효과를 봤다. 지난해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시장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3월 배우 마동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는가 하면, 지난해 10월부터는 ‘K-베뉴’ 카테고리를 신설하며 국내 제조업체와의 협업을 시작했다. ‘K-베뉴’에는 현재 애경, 깨끗한나라, 쿤달, 유한킴벌리, LG생활건강 등 13개 업체가 입점해 있다. 아울러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달 19일부터 열리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 공식 파트너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올해 내 국내 물류센터 건립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레이 장 대표는 지난달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한국 현지에서 물류센터를 개설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 배송보다는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는 CJ대한통운과의 협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넘어야 하는 산은?

다만 알리익스프레스가 해결해야 하는 난관도 만만치 않다. 우선 느린 배송이 문제다. 현재 국내 온라인 유통업계에는 쿠팡 ‘로켓배송’, 컬리 ‘샛별배송’, SSG닷컴 ‘쓱1DAY배송’ 등 익일배송이 보편화돼 있다. 반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상품을 받아보기까지 5~7일 걸리며, 국내 발송인 ‘K-베뉴’조차 사흘가량 소요된다.

가품 문제도 여전하다. 지난해 10월 레이 장 대표는 가품 문제로 국정감사에 서기도 했다. 당시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레이 장 대표를 향해 “알리익스프레스가 짝퉁 판매에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짝퉁 대량 유통은 국내 소비자, 제조업에도 피해를 줄뿐더러 유통시장을 교란하고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고 질책했다.

이에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문제 해결을 위해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프로젝트 클린’이라고 명명된 가품 피해 방지 조치에는 ▲판매자 검증 강화 ▲한국 시장 맞춤형 알고리즘 개발 ▲한국어 전용 IP 보호 포털 출시 ▲가품 의심 시 증빙 서류 제출 없이 환불 보장 ▲가품 판명 시 상품 리스트 삭제 및 판매자 페널티 부여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후로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여러 언론을 통해 가품이 유통되고 있음을 지적당했다. 검색어만 우회하면 여전히 가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앞으로 얼마나 성장할까. 하나증권 서현정 연구원은 알리익스프레스를 비롯한 중국 직수입 플랫폼이 생필품·공산품 등 보편적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시장을 넓힌다면 쿠팡과 네이버쇼핑 중심의 유통 판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 연구원은 지난달 리포트를 통해 “해외직구 성장률이 전체 온라인 유통시장 성장률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국가별로는 중국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며 “향후 중국 직수입 쇼핑몰들이 국내 물류센터를 만들고 재고를 확보한다면 배송 시간은 단축될 수 있고, 규모의 경제 효과로 추가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품 문제와 더불어 이미 레드오션인 온라인 유통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관계자는 기자에게 “국내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막 첫걸음을 뗀 상황이며, 현지화를 위해 하나하나 세팅하고 있는 단계”라며 “가품 방지를 위해 별도 인력을 운용 중에 있으며, 국내 물류센터가 건립되면 배송 속도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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