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새해 들어 한·미 증시가 따로 노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간 기준으로 코스피가 3주 연속 하락한 것과 달리 뉴욕증시 주요지수들은 2주째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엇갈린 흐름이 이번 주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뉴욕증시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숨고르기가, 국내 증시에서는 그 반대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코스피의 기술적 반등 폭은, 있더라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은 편이다. 반등을 전제할지라도 종목별 움직임에 비교적 큰 차별성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적지 않게 제기됐다.

뉴욕증시는 최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장기화 기류와 시장금리 상승이란 공통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약간의 조정이 점쳐지긴 하지만 시장에서는 지금의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AI) 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모습.  [그래픽 = 연합뉴스]
인공지능(AI) 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모습. [그래픽 = 연합뉴스]

분위기 호전을 주도한 것은 거대 기술기업들이다. 인공지능(AI)에 대한 연구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반도체 등의 수요가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배경으로 깔려 있다. 일례로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0% 이상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메타플랫폼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가도 최소 6%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보다는 못 하지만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등의 주가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올 들어 3주째 거래를 마친 코스피는 연초에 비해 6.87% 하락했다. 지수 하락폭이 182.54나 된다. 기본적으로는 연준의 긴축 기조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분위기를 냉각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 또한 국내 증시에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지는 국내증시만의 리스크도 지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지적이다. 북한과의 관계 변화에 따라 강도가 좌우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중국 경제의 부진 등이 우리 고유의 리스크들로 분류된다.

국내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도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빅테크 기업들의 호실적에 콧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과 완전히 딴판이다.

전반적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국내 증시에서는 당분간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 중엔 3주 연속 하락에 대한 반발로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 있지만 추세적 상승 흐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 이들이 적지 않다.

향후 분위기 변화를 자극할 이벤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중 하나가 이달 말(30~31일, 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다. 다만, 이번 FOMC 회의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켜줄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지난 주 있었던 연준 관계자들의 공개발언을 토대로 유추하자면,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오히려 국내외 증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번에 연준이 매파적 기조를 재확인한다면 국내외 증시는 다시 한 번 실망감에 휩싸일 수 있다.

그 이전(26일)에 나올 미국의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눈여겨 보아야 할 대상이다. PCE 지수는 연준이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더 선호하는 데이터다. 특히 근원PCE 지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경제관련 지표들은 기대 이상으로 양호한 결과를 나타내주고 있다. 지난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공개연설을 통해 미국의 고용이 탄탄하고 소비도 안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런 경제환경이 기준금리의 인하를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주엔 연준 관계자들의 통화정책 관련 공개발언을 들을 수 없다. 이달 FOMC를 앞두고 지난 주말부터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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