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유정환 기자]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12일 만에 사망사고가 반복되면서 경남지역 노동계에서 한화오션을 규탄하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한화오션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4시 15분경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에서 잠수부 작업자 A씨(31)가 선저(바닥) 이물질 제거 작업 중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후 5시경 사망했다. A씨는 협력업체 직원으로 지난해 11월 입사했다.

해당 사업장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노동부는 한화오션을 상대로 사고 원인과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 =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 =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은 지난 12일 옥포 사업장에서 가스 폭발이 발생해 선박 방향타 제작공장에서 그라인더 작업 중이던 협력업체 노동자 B씨(28)가 사망한 바 있다.

당시 경남지역 노동계에선 “사고 원인은 폭발 그 자체가 아니라 한화 인수 후 안전보건시스템의 후퇴와 실패로 발생한 것”이라며 “한화오션은 사고에 대한 근본 원인을 규명하려는 노력이 아닌 공장만 가동하면 된다는 인식으로 운영 중”이라고 비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것이 우선이다. 관계기관과 협조해 사고 원인 파악과 규명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이전 폭발 사망사고에 대해서도 “중대재해 방지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중에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심정”이며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25일 공시를 통해 잠수 사고 이후 옥포조선소 생산을 중단하고 자체적으로 ‘중대사고 근절을 위한 특별안전보건 교육’을 4시간 시행했다고 밝혔다. 이후 폭발사고 발생 선박 사업장과 모든 잠수 작업을 제외하고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생산 재개했다고도 공시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생산 중단에 따른 생산량 차질과 관련해선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대책 이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업 중지된 한화오션의 한 사업장. [사진 = 전국금속노동조합]
작업 중지된 한화오션의 한 사업장. [사진 = 전국금속노동조합]

이로써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한화오션에선 2년간 노동자 6명이 사망했다. 그중 청년 2명이 최근 연달아 사고로 숨지면서 경남 노동계에선 즉각적인 특별안전점검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청년 2명 모두 협력업체 직원이어서 ‘위험의 외주화’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26일 전국금속노동조합 대우조선지회와 민주노총 경남본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경남본부는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실제 작업자와 서류상 작업자 명단이 달랐고 2인1조 작업이 아닌 1인 작업이 진행됐다”면서 “작업자를 보호할 연락체계 및 무선통신이 없었고 잠수 작업 관련 안전작업지침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한화오션에 전면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전 사업장에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할 것을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 요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재 통영지청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실제로 노동자 생명을 어떻게 보호하겠냐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에 그걸 충족할 수 없는 답변이라면 또다시 항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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