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코스피가 모처럼 국면 전환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주간 기준으로 3주 연속 하락 후 반등에 성공한 것이 그 신호였다. 지난주 주간 상승폭은 0.24%(5.82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반등을 위한 바닥 다지기의 신호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이 코스피가 당분간 상승 반전을 이어갈 것이라 점치는 이유는 그간 투자심리를 압박해왔던 몇몇 악재들이 효력을 다했다는 점이다. 중국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됐고, 삼성전자의 ‘어닝쇼크’가 가져다준 부정적 영향도 연이어 나온 SK하이닉스의 ‘어닝 서프라이즈’로 상쇄됐다는 점 등이 구체적 사례들이다.

코스피 시장의 분위기를 어둡게 했던 중국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최근 중국 내 상황 변화로 크게 약화됐다. 분위기 변화를 주도한 곳은 중국 인민은행과 정부였다. 인민은행은 지난 22일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를 5개월만에 동결함으로써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주었다. 이와 함께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 인하하면서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주가 부양을 직접 겨냥한 조치를 내놓을지 모른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내용은 2조 위안(약 372조원)의 증시안정기금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를 토대로 애널리스트들은 코스피가 바닥을 다지며 한 단계 상승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들을 내놓고 있다. 이런 흐름은 중국의 부양책이 예정대로 실행된다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정책과 경제 지표 변화 추이 등은 여전히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남아 있다. 가장 직접적인 변수는 이달 30~31일(이하 현지시간) 진행되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다.

물론 시장의 예상은 기준금리 동결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금리 결정 수준이 아니라 연준이 성명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전환 시점과 그 이후 금리인하 속도에 대해 시사점을 던져줄지 여부다. 그 내용이 “아직 갈 길이 멀다”라거나 “제약적 금리 수준을 한동안 더 이어가야 한다”라는 정도라면 시장의 반응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섣부른 기대를 이미 접은 시장 참여자들이 지금 연준에 기대하는 것은 금리정책 전환 시점과 연내 인하폭 등에 대한 구체적 메시지 전달이다.

시장이 대체로 점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작점은 기존의 3월에서 5월로 넘어가 있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폭(인하 횟수)에 대한 전망 또한 전보다 축소돼 있다.

최근 나오고 있는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다소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예를 들면 지난 26일 발표된 작년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9% 상승함으로써 2021년 3월 이후 최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 변화 필요성을 강화시켜주는 요인이다.

문제는 나란히 발표된 개인소비지출이 전월 대비 0.7%나 증가해 미국내 소비가 견조하다는 점을 입증해주었다는 사실이다. 소비가 견조하다는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들 지표를 연준이 어떻게 종합정리해 통화정책에 반영하려 할지는 31일 발표되는 연준 성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달 2일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고용지표도 눈여겨볼 대상이다. 소비와 함께 고용도 호조세를 나타낸다면 연준의 긴축 스탠스는 보다 완고해질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 중 발표될 뉴욕증시 빅테크 상장사들의 실적에도 눈길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주요 대상 기업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이상 30일), 퀄컴(31일), 애플, 메타, 아마존(이상 2월 1일) 등이다.

한편 29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2.37포인트(0.50%) 오른 2490.93으로 출발한 이후 오름세를 유지하더니 결국은 전 거래일 대비 22.09포인트(0.89%) 상승한 2500.65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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