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갤럭시 S24가 공전의 히트를 예감케 하는 가운데 단통법 폐지 문제가 스마트폰 이용자들 사이에 주요 관심사로 부상한지 오래다. 하지만 그 효과를 두고 제기되는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논란은 지난 26일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갤럭시 S24 시리즈의 사전 예약 개통을 시작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이통 3사에 따르면 최대 공시지원금은 KT 24만원, LG유플러스 23만원, SK텔레콤 20만원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의 글로벌 공식 출시일은 오는 31일이다.

앞서 정부는 단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폐지라는 패를 제시했다. 다만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는 만큼 실제 법안 폐지가 이뤄지기까지는 시일이 소모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삼성전자 제공]
[사진 = 삼성전자 제공]

◇단통법 폐지 움직임에 통신사들 “여러 과정 거쳐야”

단통법은 소비자가 휴대폰 구매 시 동일한 보조금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당초 정부는 단통법이 시행되면 통신 3사가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에 들이는 비용을 줄여 자율적으로 단말기 가격 인하라는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취지와 달리 단통법은 단말기 가격 인하 효과를 내지 못했고, 그로 인해 무용론에 시달렸다.

이에 현 정부는 지난 22일 서울 동대문구 홍릉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통신사, 유통점 간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을 촉진하고, 국민이 저렴하게 휴대전화 단말을 구입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현행 단통법을 폐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통신 3사와 유관 부서의 반응은 ‘신중론’에 가깝다. 단통법 폐지로 가닥이 잡히긴 했으나 관련해서 세부 사항이 정해진 단계가 아니며, 폐지 수순을 밟는다고 해도 향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통신사 간 협의를 거치는 과정 등이 수반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단통법이 폐지되는 시점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업무 일선도 폐지 방침으로 가고는 있으나 단통법 폐지는 국회 입법 사항이다. 단통법 폐지 법안이 국회에 상정된 단계로 알고 있다. 앞으로 여야 합의, 이해관계자 간 의견 수렴 등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달라진 업계 판도…보조금 경쟁 매력 전보다 줄어

5G 상용화 이후 통신 시장은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는 떨어지는 정체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LG유플러스의 ARPU는 2만7300원, SK텔레콤은 2만9913원, KT는 3만3838원을 기록했다. 이통3사 ARPU는 LTE 전환 시기였던 2016년 4만원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었다. 통신사 매출의 핵심 지표라 할 수 있는 ARPU는 높으면 높을수록 고가 요금제 이용자를 많이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신사가 최근 AI 서비스 출시·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5일 보고서를 내고 "단통법 폐지가 통신사업자의 수익성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이익창출력이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단통법이 처음 시행된 10년 전은 단말기 기능 발전에 더해 4G LTE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라 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이었으나, 지금은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한신평은 “각 통신사는 가입자 점유율 변동이 크지 않은 가운데 인터넷·IPTV 결합상품 출시 등 '잠금 효과'(Lock-in), 스마트폰 스펙 상향평준화로 교체 주기 장기화, 비통신 부문 투자 확대에 비춰봤을 때 보조금 경쟁을 과거만큼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을 거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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