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기영 기자] 지난 주엔 코스피가 모처럼 큰 폭의 주간 상승률을 보이며 단숨에 2600선을 넘어섰다. 지난 2일 코스피 종가는 전주보다 136.75포인트(5.52%) 뛰어오른 2615.31이었다.

지수 상승을 주도한 것은 기업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금융 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조만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내놓겠다고 한 것이 투자자들의 지수 상승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뉴욕증시가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관심 고조로 순항하고 있는 것과는 다소 양상을 달리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주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닥이 악세를 보인 가운데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상장사들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보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에 의존하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TV 제공/연합뉴스]

정부가 이달 중 발표하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저평가돼 있는 국내증시 상장사들의 주가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금융위원회가 일본을 벤치마킹해 마련 중인 이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은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지표 비교 공시 ▲기업가치 개선계획 공표 권고 ▲기업가치 개선 우수기업들로 이뤄지는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 도입의 직접적 목적은 상장사들의 주가를 최소한 장부상의 주당 가치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지원하는데 있다. 이를테면 주가를 주당순자산 가치로 나눈 값(PBR)이 최소한 1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독려하겠다는 게 당국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프로그램이 도입되면 기업들이 주가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또는 매입 후 소각, 배당성향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한 기대심리 확산으로 국내증시 상장사들의 주식 중 PBR이 상대적으로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당분간 주가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차원에서 PBR 1배가 달성될 때까지 지수가 15% 정도 상승 여력을 지닌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지닌 한계를 말하는 이들도 있다. 주가는 기본적으로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 등에 의해 결정된다는 게 그들의 논리다. PBR 배율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랠리가 마냥 지속되지는 않을 것임을 경고하는 목소리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엔 미국발 변수가 별로 없는 만큼 기업 밸류업 이슈가 국내증시 흐름을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 편이다.

지난 1일 관세청이 1월 수출입현황을 발표했지만 수출 지표에는 긍정적·부정적 요소가 혼재돼 있었다. 반도체 경기 호조 덕에 수출이 1년 전보다 18% 늘어났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22억8000만 달러로 5개월래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외 증시의 공통 관심사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기조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주 중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있었지만 시장의 전망을 벗어나는 결정은 없었다. 따라서 연준의 긴축 기조가 적어도 5월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기존의 분석들이 시장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이번 주부터는 블랙아웃 해제와 함께 연준 관계자들의 공개발언이 재개된다. 발언대서 서는 이들은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6일, 이하 현지시간)와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아드리아나 커글러 연준 이사(이상 7일)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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