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하림 기자] 컬리가 퀵커머스 사업 참전을 선언했다. 쿠팡과 이마트가 퀵커머스 사업을 축소·철수하는 상황에서 내린 결정이라 더욱 이목이 모인다.

‘퀵커머스’(Quick Commerce)란 상품을 주문하면 1시간 내외로 배송이 완료되는 즉시배송 서비스다. 기존의 온라인 배송과 달리 주문 즉시 도심형물류센터(MFC)에서 상품이 출고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민B마트, GS리테일의 요마트·우리동네GS, CJ올리브영 오늘드림 등이 국내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대표적인 퀵커머스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컬리는 배달대행업체 ‘부릉’과 손잡고 퀵커머스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도심형물류센터를 만들고 있으며, 올 상반기 내 서비스를 선보인다. 우선 강남에서 수요를 확인한 뒤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세워두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컬리 관계자는 “지난해 시범 운영한 간편식 저녁 배송 서비스 ‘오늘 뭐 먹지’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준비하게 됐다”며 “새벽 배송만이 아닌 컬리의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컬리의 신사업은 성공할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퀵커머스 사업이 유의미한 시장을 형성할지부터 의견이 갈린다.

우아한형제들의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는 퀵커머스 시장이 2021년 1조2000억원에서 2025년 5조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홈플러스도 자사 퀵커머스 서비스 ‘1시간 즉시배송’의 3개년 연평균 성장률이 80%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쿠팡과 이마트는 지난해 퀵커머스 사업을 축소·철수했다. 쿠팡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구·서초구 지역에서 ‘이츠마트’를 철수했다. 이마트도 지난해 12월 ‘쓱고우’의 베타테스트를 종료하고 서울 논현동과 역삼동에 만든 도심형물류센터를 닫았다. 철수 이유로는 고정비용 대비 낮은 수익성이 꼽힌다.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한 것은 마찬가지다.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김대종 교수는 “소비자들은 소득수준이 올라가면 좋은 품질의 빠른 배송을 원한다”며 “강남 4구 등 고소득층 밀집 지역에서는 퀵커머스가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반해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한국은 도심의 밀도가 높아 슬리퍼 신고 걸어나가도 슈퍼에 갈 수 있다”며 “비싼 배송비를 치르면서까지 퀵커머스를 이용할 메리트는 없어 보인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보였다.

높은 초기투자비용도 걸림돌이다. 퀵커머스는 땅값이 비싼 도심에 물류센터를 설치하기 때문에 유지비가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GS리테일, 홈플러스, 올리브영 등 퀵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들은 전국에 이미 존재하는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 활용했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창립 9년 만에 첫 월간 흑자를 냈다. 지난달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조만간 분기 단위로 흑자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컬리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퀵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상반기 지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나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