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목 마사지기, 눈 마사지기와 같은 소형 안마기기가 뜨고 있다. 안마의자가 주는 올드한 이미지가 없는 데다 작고 가벼워 편의성·일상생활과의 밀착도가 높다는 점, 가성비가 좋다는 점 등이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바디프랜드의 실적 등 지표로 미루어봤을 때 대형기기 매출은 최근 하락세를 보인는 평가가 나온다. 바디프랜드의 2021년 매출은 5913억원, 영업이익 68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2022년 매출은 5220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줄었고, 영업이익은 241억원으로 전년 대비 64.8% 감소했다. 지난해 실적도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바디프랜드와 업계 1·2위를 다투는 세라젬 매출은 2021년 6671억원(전년 동기 대비 122.1% 증가), 2022년 7501억원(12.4% 증가)으로 뛰었다. 영업이익도 2021년 925억원(291.9% 증가), 2022년 506억원(45.2% 감소)을 기록했다. 세라젬의 2022년 영업이익이 감소한 건 전년도에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소형 안마기기. [사진 = 코지마 제공]
소형 안마기기. [사진 = 코지마 제공]

양사의 상반된 실적 흐름이 제품 크기의 탓이었을까? 바디프랜드는 이에 대한 판단의 단서가 될 만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최근 배포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배포된 보도자료 내용은 하이엔드 시장을 정조준한 퀀텀을 출시한다는 것이었다.

퀀텀은 CES 2024 출품작이자 CES 혁신상을 받은 모델이다. 명품 스피커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과 협업해 올해 봄쯤엔 해당 스피커를 옵션으로 탑재한 퀀텀이 선을 뵌다. 자연히 제품 가격도 올라가게 된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기자에게 “당사의 경우 지난해 출시된 200만원대 팔콘 제품으로 중저가 수요에 대응하고 있고, 올해에도 마사지 체어·베드 라인 신제품 출시를 앞뒀다”고 말했다. 소형 안마기기 선호 경향에 대해서는 “안마의자 외 소형 제품 또한 출시돼 있지만, 전체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세라젬은 척추 온열 의료기기 전문 업체로, 매출 비중으로 따지자면 안마의자(10~20%)보다는 의료기기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회사다. 그러나 고령자나 환자만을 타기팅하지 않으며 학생, 직장인 등 척추 건강을 염려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수요가 꾸준하다는 게 세라젬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라젬은 2020년 안마의자 ‘파우제’(PAUSE)를 출시하며 안마의자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도 파우제는 연간 약 2만대가 출고되는 스테디셀러이자 대표 상품이다. 소형 안마기기 흥행과 관련한 질문에 세라젬 관계자는 “제품 출시에 있어 소형이냐 아니냐에 국한되진 않고, 굳이 말하자면 파우제가 타사 제품과 비교했을 때 무게, 부피가 적다는 콘셉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마의자 업계 후발주자로 알려진 코지마는 소형 안마기기 판매 비중이 전년 대비 늘었다고 밝혔다.

코지마 관계자는 “목·어깨·눈 등 부위를 각각 마사지하는 소형 제품군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인 건 체감한다”며 “소형 제품은 소비자가 안마의자보다는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가격대도 합리적이라는 점이 무기인 것 같다”고 답했다. 소형 품목 카테고리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도 전했다. 코지마는 지난달 스트레칭 매트 제품을 출시하며 침상형 안마기기 열풍을 반영했다.

이상을 종합하면 제품 크기보다는 회사별로 공략법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안마의자 업체들은 ▲럭셔리·중저가 라인 두루 구비(바디프랜드) ▲실속형 수요 적극 대응(세라젬) ▲안마 부위 세분화(코지마) 등 전략을 수립해 실행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세는 소형화·저가화인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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