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강민주 기자] 은행권의 ‘유리 천장’은 견고하다. 한국의 은행 산업이 체제를 갖춘 이후 현재까지 은행장을 역임한 여성은 단 세 명에 불과하다. 역대 국내 여성 행장으로는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과 유명순 현 씨티은행장,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이 있다. 이들에 이어 은행권은 네 번째 여성 은행장 탄생을 앞두고 있다. 토스뱅크 대표에 이은미 전 DGB대구은행 상무가 내정된 것.

22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토스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새 대표에 이은미 후보를 차기 대표로 추천했다. 임추위는 이은미 후보의 경영성과 및 역량, 자격요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임기 2년의 차기 대표 후보에 단수 선정했다.

임추위는 “이은미 후보가 국내외를 아우르는 폭 넓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 및 조직관리 역량, 통찰력 등이 토스뱅크를 이끌어갈 최적의 리더십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사진 = 토스뱅크 제공]
[사진 = 토스뱅크 제공]

이 후보는 DGB대구은행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재직하며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의사결정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DGB금융지주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하며 태스크포스팀(TFT) 공동 의장 역할을 수행했다.

이 후보는 국내 은행 뿐 아니라 해외 은행 근무 경험을 통해 국내외 금융산업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을 키웠다. 이 후보는 HSBC 홍콩 상업은행 CFO(아시아-태평양 지역 16개국 총괄), HSBC 서울지점 부대표, 도이치은행 서울지점 CFO 등을 역임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단단한 유리천장을 처음 깬 이는 2013년 선임된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다. 그는 국내 첫 여성 은행장으로 행장 임기 동안 기업은행의 순익이 1조원대를 돌파했다. 기업은행의 2014년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 320억, 2015년 1조150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016년 3분기 누적기준 924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1조원대 순익을 달성했다. 기업은행의 늘어난 수익으로 자신의 역량을 증명한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은 2016년 12월 임기를 마쳤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2020년 10월부터 한국씨티은행을 이끌었다. 유 행장은 지난 10월 연임이 확정돼 2026년 10월 27일까지 3년의 추가 임기를 받았다. 당시 한국씨티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유 행장이 지난 임기 동안 수익 모델의 전략적 재편을 성공적으로 달성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유 행장이 기업금융에 집중하며 은행 역량 강화, 조직문화 활성화, 지속가능 경영 추진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긍정적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을 들어 연임을 결정했다. 유명순 은행장은 연임 임기 동안 씨티그룹 내 핵심 시장으로서 한국씨티은행의 입지를 강화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022년 11월 취임한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은 취임 당시 다양한 수식어를 앞세웠다. ‘고졸 신화’, ‘Sh수협은행의 두 번째 내부 승진 행장’ 등이다. 강 행장은 1979년 수협중앙회에 입사했다. 이후 수협중앙회와 Sh수협은행에서 개인고객부장·심사부장·중부기업금융센터장·강북지역금융본부장·강남지역금융본부장·마케팅본부장·상임이사 등을 거쳐 2018년 수협중앙회 부대표(상무)에 선임됐다. Sh수협은행의 2023년 1분기 당기순이익은 9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5% 증가했다. 고정 이하 여신 비율은 0.52%로 0.11%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총자산은 62조6350억원이었다. 임기 시작과 함께 비이자 이익을 강조해 온 강신숙 은행장은 2023년 1분기 첫 성과를 거두면서 비이자 이익 부문을 성공적으로 늘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은행권 역시 여성 임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 향후 은행권에서 또 다른 여성 리더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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