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정유진 기자] 티웨이항공이 유럽 4개 노선 취항을 준비하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떠올라 관심이 쏠린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향후 대한항공으로부터 파리(프랑스)·로마(이탈리아)·바르셀로나(스페인)·프랑크푸르트(독일)라는 유럽 4개 노선을 이관받을 예정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막바지인 이때, 하나의 기업에 과도하게 노선이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유럽 4개 노선 취항 시기에 대해 “검토 및 준비 중이나 명확한 일정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유럽 현지 인력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티웨이항공의 유럽 4개 노선 취항은 ‘올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 중론이다.

[사진 =티웨이항공 제공]
[사진 =티웨이항공 제공]

이 같은 상황에서 티웨이항공의 ▲부족한 장거리 노선 취항 경험 ▲비교적 협소한 마일리지 혜택 등이 우려되는 지점으로 꼽힌다.

우선 티웨이항공 측은 장거리 노선 운영 경험이 적다는 지적에 관해 “시드니 노선을 2022년 말부터 운항 중이므로 경험이 없지 않다”고 반박했다. 티웨이항공은 인천~시드니 노선을 2022년 12월부터 운항하고 있고, 이는 티웨이항공의 첫 장거리 노선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 보고서를 통해 “장거리 노선 운항 안정화 여부가 중요하다”며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 일부를 양도받는 과정에 인력 확충 및 영업망 확보 비용 등으로 수익성 측면 단기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에만 4차례 객실승무원을 뽑았다. 현재도 객실승무원, 정비사 등 신입·경력 직원을 수시 채용하고 있다. 다만 유럽 4개 노선 이관을 위해 대한항공이 티웨이항공 측에 항공기, 인력 등을 지원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양사 모두 “협의 중인 사안이라 세부적인 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답했다.

협소한 마일리지 혜택 문제도 거론된다. 티웨이항공은 대형항공사 마일리지와 같은 혜택이 없다. 주지하다시피, 대형항공사 마일리지는 현재 항공권 구매 외에도 대형마트·영화관 등 그 사용처가 다양한 편이다. 대신 티웨이항공은 ‘티웨이플러스’라는 구독형 멤버십을 유료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출시 1주년이 된 서비스로, 멤버십을 구독하는 고객에게 사전 좌석(유료 고객에게 이코노미석 무료 제공), 우선 수속,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기회 등을 제공한다.

티웨이항공 입장에선 급한 불도 꺼야 한다. 최근 티웨이항공의 크로아티아 노선 항공권 가격이 공개되고, 당초 예상보다 비싸다는 일부 소비자들의 지적이 나온 것. 티웨이항공사가 저비용항공사(LCC)로서 그간 장점으로 지녔던 ‘가격 경쟁력’ 자체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오는 5월 인천~자그레브(크로아티아) 노선 신규 출항을 예고한 바 있다. 자사 기체(A330-300)의 항속 거리(항공기가 1회 실은 연료만으로 계속 날 수 있는 거리)가 짧아 출발편은 ‘미하기 경유’(승객이 기체에서 내리지 않고 급유만 하는 것), 귀국편은 직항으로 운영된다고 알려졌다.

티웨이항공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예약할 수 있는 5월 16일 서울·인천에서 자그레브에 갔다가 돌아오는 이코노미석 가격은 최저 107만원 정도다. 루프트한자, 케세이퍼시픽 등 외국 대형항공사의 크로아티아 왕복편 가격은 최저가 기준 100만원 전후다. 이 같은 외항사 항공권이 경유 항공편이란 점에 미루어 봤을 때 티웨이항공도 경유를 거쳐 자그레브에 가므로 사실상 저가라는 매력은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외항사와 가격 비교를 많이 하지만, 외항사 티켓은 승객이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에서 환승 및 대기하는 수고와 시간도 소요되는 조건”이라며 “티웨이항공은 테크니컬 랜딩으로 급유만 할 뿐 승객이 내릴 필요가 없다. 또 돌아오는 항공편은 직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크로아티아 노선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러시아 영공을 지나갈 수 없어 우회한 항로다. 관련해 이벤트 운임 등 특가로 고객에게 항공권을 제공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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