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강민주 기자] 유튜브 수요 증가에 따라 은행권에서도 유튜브 경쟁이 치열해졌다. 특히 KB국민은행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영상(1500개)을 업로드했을 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별개로 국민은행은 특화된 ‘KB부동산채널’을 성공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유튜브 강자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여기에 업로드된 동영상 수만 해도 564개나 된다.

KB국민은행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때는 2019년 2월이었다. 유튜브 채널명은 ‘KB부동산TV’다. 이곳에서는 부동산 정보와 함께 재테크·인테리어·인문·자기계발·건강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여기에 업로드된 동영상 500여개에 대한 누적 조회수는 3319만회를 넘겼다.

이 채널은 부동산 인플루언서의 분석을 공유하거나 각 분야 전문가를 인터뷰하는 ‘부동산 클라스’와 ‘지식업(UP) 클라스’, 이슈 지역을 탐방하는 ‘대리기행’과 ‘임장가자’ 등의 코너로 인기몰이를 하더니 마침내 지난 4일엔 구독자 10만을 넘기는 성과를 일궈냈다.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은 것이다.

KB부동산TV 스튜디오. [사진 = KB국민은행 제공]
KB부동산TV 스튜디오. [사진 = KB국민은행 제공]

이 채널이 획득한 ‘실버버튼’은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정부기관 등이 운영하는 유튜브처럼 상업광고를 다루지 않는, 근엄하고도 교과서적인 공익적 성격의 채널이 구독자 10만을 넘긴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성과 뒤엔 KB국민은행 ‘부동산 사업부’의 노력과 내밀한 전략이 숨어있다. ‘KB부동산TV’는 KB국민은행 디지털사업그룹 스타뱅킹영업본부에 소속된 부동산사업부에서 운영하고 있다. 실버버튼을 받게 된 과정에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KB국민은행 성현탁 부동산 사업부장을 찾아가 운영 노하우를 들어봤다.

-유튜브 사업을 진행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초기에는 KB국민은행 고객에게 KB부동산 플랫폼의 주요 기능과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이후 부동산을 비롯한 금융·재테크 분야의 어려운 용어와 정보들을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유튜브 영상 콘텐츠를 활용하게 됐다.

-KB부동산TV 채널 구독자 수가 이달 초 10만명을 넘었다. 내부 반응은 어떤가.

■KB부동산TV는 KB국민은행 고객을 위한 순수 정보성 콘텐츠 채널이다. 즉 별도 광고 목적이 없어 수익 채널로 운영하고 있지 않다. 기업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광고비 없이 구독자 증가와 높은 조회수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렇기에 순수하게 유튜브 알고리즘을 활용해 구독자 10만을 유입시키고 몇 십만뷰를 기록하는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성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사실 구독자 수 10만명은 2023년 중점 추진 사업이었다. 2019년 채널 개설 이후 지난해 5월 당시만 해도 4만5000명 정도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유튜브 채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해 부서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결과 1년이 채 안 되는 시점에 구독자 10만을 달성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경쟁 유튜브와 차별화된 KB부동산TV만의 특화 전략이 있는가.

█KB부동산TV 채널의 유튜브 영상은 오랜 전통과 전문성을 지닌 KB부동산의 데이터를 쉽게 전달하기 위한 창구 역할을 맡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가 차별화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국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부동산 통계와 시세를 생산해 왔다. 1986년부터 발표한 ‘KB주택가격동향조사’는 국내에서 가장 긴 시계열을 가진 부동산 통계다. ‘KB시세’는 국내 대부분의 금융기관에서 아파트 담보평가 기준가격으로 사용하는 대한민국 대표 시세다. KB통계를 기반으로 부동산 시장을 분석한 ‘부동산 데이터를 보면 흐름이 보인다’ 영상은 업로드 하루 만에 조회수 10만뷰를 넘긴 바 있다.

-영상 콘텐츠 기획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자극과 재미 위주의 유튜브 콘텐츠가 넘쳐나는 가운데 조회수를 고려하자면 고객이 궁금해 하고 흥미로워 할 만한 아이템을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금융기관으로서 객관적인 정보 전달과 균형적인 시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내부 전문가로 구성된 콘텐츠심의협의회의 엄격한 심의를 받은 뒤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다. 심의 내용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정치적으로 편향되진 않았는지, 은행 내부 규정과 상충되는 내용은 없는지, 특정 인종·성별·국가 등에 대한 차별적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는지 등등이다.

-구독자(고객)의 관심 분야를 파악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KB부동산TV 유튜브 구독자 연령대가 주로 30~50대인 점을 감안해 이들의 관심분야가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주 시청자층의 관심사는 부동산,재테크뿐 아니라 자기계발, 인문, 은퇴, 노후, 건강까지 생애주기별로 다양했다. 댓글로 소통하면서 콘텐츠 주제도 그에 맞춰 다양한 분야로 개편했다. 처음에는 특정 연령대가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고민과 관심사를 아우르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교수나 작가 등 외부 전문가를 섭외하면서 자연스레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영향력이 있는 교수·기업대표·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를 섭외하는데 그 비결이 있다면.

█섭외 비결은 진정성이 아닐까? KB부동산TV 제작진은 섭외 전부터 섭외 대상이 쓴 서적부터 출연했던 방송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 등을 보고 사전 조사를 진행한다. 그리고 섭외 목적, 촬영 주제 등을 구체적으로 작성해 메일을 보낸다. 이때 끈기도 중요한 것 같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다. 한 번 거절당했다고 포기해선 안 된다. 지속적으로 연락하다보면 처음 섭외 요청 메일을 보냈을 때 거절하셨던 분도 결국 출연에 응해주셨다. 섭외 메일에서 정성이 느껴져 출연하셨다는 분도 의외로 많았다.

-채널 성장을 위해 올해 추가로 기획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가.

■KB부동산TV의 모태는 KB부동산 플랫폼이다. KB부동산 앱을 활성화하고 대한민국 최고 부동산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KB부동산TV 유튜브 채널이 보탬이 됐으면 한다.

이를 위해 부동산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KB부동산과 KB부동산 데이터 허브의 주요 기능과 서비스를 널리 알리는데 힘쓰려고 한다. 시청하는 구독자 입장에서 거부감 없이 KB부동산의 숨어 있는 기능들이 영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 보고 싶다.

또 KB부동산의 강점인 KB통계와 시세 데이터를 시각화한 그래픽을 영상으로 활용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KB부동산 플랫폼 이용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트렌드를 분석하는 KB부동산만의 특색 있는 콘텐츠도 발굴할 계획이다. KB부동산 이용 고객을 비롯한 다양한 구독자와 소통해 그 수를 더욱 늘려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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