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경제 = 김하림 기자] 패션업계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이랜드·한섬·무신사 등 국내 주요 패션업체들은 최근 해외 각국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서큘러 라이브러리.[사진 = 코오롱FnC 제공]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서큘러 라이브러리.[사진 = 코오롱FnC 제공]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 부문(이하 코오롱FnC)은 미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코오롱FnC는 지난해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ESG 패션 스토어 ‘서큘러 라이브러리’를 오픈하고 자사 브랜드 래코드와 르캐시미어를 입점시켰다. 래코드와 르캐시미어는 지속 가능한 소재를 활용하는 친환경 브랜드다. 올 초에는 골프웨어 브랜드 왁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골프 박람회 ‘2024 PGA 머천다이즈 쇼’에 참가했다.

코오롱FnC의 대표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도 올해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아웃도어 본거지 격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인정받겠다는 속내다. 코오롱스포츠는 미국 아웃도어 특성을 고려, 백패킹 장비의 경량화를 집중적으로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의 주요 무대는 중국이다. 2015년 중국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60%를 올렸던 이랜드 패션 부문은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 코로나19 유행 등으로 인해 부침을 겪었다. 그러나 최근 이랜드는 뉴발란스를 앞세워 재부상하고 있다. 이랜드는 뉴발란스의 한국·중국 사업권을 갖고 있는데, 지난해 뉴발란스의 중국 내 신장률은 24%에 달했다. 이랜드는 현재 중국 내 630개인 뉴발란스 매장을 올해 79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에는 SPA(패스트패션) 브랜드 스파오를 중국 시장에 직진출시켰다. 10월에는 상하이에 쇼핑몰과 연구·개발(R&D) 센터를 갖춘 35만9001㎡ 규모의 산업 단지 ‘이노베이션 밸리’를 구축했다.

한섬은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에서 눈도장을 찍는다. 한섬은 올해 6월 파리에 시스템·시스템옴므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스템·시스템옴므는 2019년부터 파리패션위크에 11회 연속 참가하며 저변을 다져왔다. 한섬은 이달 시스템·시스템옴므 단독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도 개설한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 내 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후 글로벌 배송망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일본 오사카 한큐백화점 우메다 본점에서 진행된 무신사 팝업 스토어.[사진 = 무신사 제공]
일본 오사카 한큐백화점 우메다 본점에서 진행된 무신사 팝업 스토어.[사진 = 무신사 제공]

무신사는 일본을 해외 진출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무신사는 2021년 일본 법인 무신사 재팬을 설립했으며, 지난해 4월과 11월 도쿄와 오사카에서 각각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지난달에는 도쿄에서 쇼룸을 운영하며 현지 바이어 150여명과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또한 2022년부터는 글로벌 스토어를 운영하며 일본, 중화권, 북미, 동남아시아 등 13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패션업계가 해외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보복 소비가 끝나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패션업체들이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랜드리서치가 작성한 ‘한국패션소비시장 빅데이터 2023’ 연감에 의하면 2022년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8.2% 신장한 47조91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명품 등 해외 기업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것에 반해, 토종 패션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주춤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한국의 국제적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패션업체들이 진출하기 좋은 토양이 마련된 것도 한몫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국 브랜드들에 대한 신뢰도와 위상이 꾸준히 오르고 있고, 디자인 퀄리티도 글로벌 수준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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